신임 비서실장과 주요 수석을 교체한 청와대가 앞으로 홍보나 대언론 창구를 대변인으로 단일화하겠다고 밝혔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13일 낮 서울 삼청동 한 식당에서 열린 신임 비서실장 기자단 오찬에서 “사실 제가 옛날에 당 대변인 했을 때, 제가 단일기간으로 역대 최장수 대변인이었다” 며 “그래서 제가 그 대변인 할 때 논평했던 것을 책으로 냈는데 논평이 잘 됐건 못 됐건 단 하나의 논평도 빼지 않고 그대로 실어서 책 세 권으로 해서 ‘민주당 550일의 기록’인가 이런 책을 낸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역사적 자료로 쓰려고 전국의 도서관과 당시 같이 정치를 했던 분들에게 제가 기증했던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강기정 정무수석도 “노영민 비서실장과는 2012년 국회 수석할 때 제가 예결위 야당 간사하면서 뵀고, 당 대변인 때 저는 정세균 대표 비서실장을 했다. 노영민 실장이 당 수석 때 간사도 맡겨주면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 제가 대통령을 잘 모시기 위해서는 비서실장님을 잘 모셔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수석은 “제가 대변인이 한때 꿈이었는데 전라도 사투리 쓴다고 저를 안 시키더라. 가만히 보니까 경상도 사투리 쓰는 사람은 대변인 팍팍 시키더라. 저는 아무튼 우리 문재인 대통령이 성공하기 위해서 민주당 정부의 어떤 성공이 반드시 필요하다, 당과 의회주의가 살아야만 우리 대통령도 정말 성공할 수 있겠다 생각을 갖는다”고 말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대언론 창구를 대변인으로 단일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수석은 “그동안의 기자들과의 접촉 이런 것들하고는 약간 방식이 달라지는 게 있을 것 같다. 창구가 일원화돼야 된다라는 목소리가 많이 있어서 대변인으로 창구를 단일화하기로 했었다. 제가 필요한 부분들은 설명을 드릴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원칙은 대변인이 모든 창구라고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윤 수석은 “대변인이나 저나 (내용을) 공유하기 때문에 저한테 물어봐도 마찬가지고 똑같다, 언론 정책이나 이런 부분들은 혹시 모르지만, 기본 돌아가는 팩트 자체는 같이 공유를 하니 대변인에게 물어보시고 나머지 그 외 잡다한 것들을 저한테 전화 주시면 언제든지 제가 자는 시간, 회의시간 빼고 다 말씀드리겠다”고 설명했다.

▲ 지난 8일 임명된 노영민(앞줄 왼쪽) 청와대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앞줄 오른쪽) 국민소통수석이 인사 발표 브리핑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 지난 8일 임명된 노영민(앞줄 왼쪽) 청와대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앞줄 오른쪽) 국민소통수석이 인사 발표 브리핑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 통상 대언론 브리핑은 춘추관장이 아침 9시에 일정브리핑을 한 뒤 오전 11시 또는 오후 2시경에 대변인 정례브리핑을 하고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수시브리핑을 해왔다. 권혁기 전 춘추관장은 9시 일정브리핑을 마친 뒤 자신의 방에서 기자들과 티타임을 가졌다. 현안이 있을 때 기자들의 전화가 대변인에게 몰리면 홍보수석이나 춘추관장 등도 취재에 응하곤 했다. 이를 대변인으로 창구단일화하겠다고 밝혀 향후 언론 대응이 어떻게 변할지 주목된다. 윤도한 수석은 오찬 후 청와대로 돌아오는 길에서 기자에게 “기존에 대언론 취재응대를 할 때 대변인도 하고 홍보수석도 하고, 춘추관장도 하다보니 혼란을 줄 수 있으니 대변인으로 단일화하겠다는 것이다.  일정브리핑은 계속하는 것이고, 티타임 취재는 협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최근 김의겸 대변인은 현안 질의응답 전용으로 카카오톡 메신저 단체 방을 개설했다. 이 방에는 청와대 홍보수석실 관계자와 국내언론사 출입기자 180여 명이 들어와있다. 김 대변인은 지난 9일 개설한 이 방에 공지사항으로 “춘추관 내신 펜기자단의 현안 관련 질문에 빠르고 성실히 응대하고자 ‘현안 질문 전용’ 단톡방을 개설했다”며 “새로온 수석과 춘추관장이 당분간 기자 여러분의 질문에 응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이 방을 많이 이용해 주시기 바란다”고 썼다.

이 단톡방의 규칙을 두고 김 대변인은 △이 방에 현안 관련한 질문만 올리고 △대변인 답변은 실명보도 가능하며 △일정 및 춘추관 행정과 관련 기존 춘추관이 운영하는 단톡방을 이용하고 △개별질문은 대변인과 부대변인 카톡으로 하라고 전했다.

한편, 13일 오찬에서 청와대 관계자는 설전 개각 가능성을 두고 “오늘이 13일인데, 설 전 개각을 하려면 청와대 검증 시스템에 비춰볼 때 이미 유력 주자들이 언론에 다 나와야 한다. 검증 과정에서 언론이 하마평을 다 실을 정도가 돼야 설 전에 할 수 있지 않을까. 설이 2월 초부터 설 연휴 시작되는데, 그 전에 하려면 보름 밖에 안남지 않았나”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2기 비서진 추가 개편과 관련해 “과학기술보좌관과 고용노동비서관, 의전비서관 등 비서관 공석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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