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월권으로 사건에 개입했다고 잇달아 보도한 조선일보에 허위보도라며 법적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백원우 민정비서관은 형사 고소와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10일자 10면 머리기사 ‘“백원우, 김기춘·김무성 첩보 경찰 이첩 지시”’에서 “청와대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2017년 8월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이 입수한 민간기업 관련 첩보를 경찰에 이첩하라고 지시했다는 주장이 9일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반부패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특감반) 출신 김태우 수사관은 ‘2017년 김무성 의원 등 유력 정치인과 가깝다고 알려진 해운회사 관련 비위 첩보 보고서를 올렸다’며 ‘특감반장은 추가 조치를 하지 않으려 했는데 백원우 비서관이 경찰에 이첩하라고 지시해 자료를 넘겼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반부패비서관실은 민정비서관실과 별개 조직”이라며 “대통령 친·인척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민정비서관이 타 조직의 민간인 첩보를 인지해 이를 경찰에 이첩하라고 한 것은 월권이란 지적이 나온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김 수사관이 2017년 8월23일 제보를 토대로 ‘해수부 공직자, 정치인 관련 해운업 비리 첩보’라는 제목으로 A4 용지 20쪽짜리 보고서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그 내용이 ‘T해운 대표의 부친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무성 의원 등과 상당한 친분이 있다. 이를 이용해 해수부 공직자를 압박해 포항~울릉 간 여객운송사업자 면허 취득 등 여러 특혜를 받았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조선일보는 이 보고서가 이인걸 특감반장 지시로 작성됐다며 “백 비서관이 다른 부서의 첩보를 어떻게 인지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첩보 사항을 경찰에 이첩하라고 지시한 것은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10일 ‘조선일보 허위 보도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습니다’라는 입장문을 내 이 기사가 허위보도라고 주장했다.

민정수석실은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감찰반장에게 전화하거나 경찰에 이첩을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었으며, 명백한 허위보도임을 밝힌다”며 “감찰반장 역시 해당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사실이 없고, 김태우가 자체적으로 수집한 첩보를 감찰반장에게 보고하였으나 첩보 내용의 신빙성, 업무범위 등을 고려하여 중단시키고 공무원의 비위 혐의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처리했다”고 밝혔다

민정수석실은 백원우 비서관이 이 보도에 관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형사고소하고, 민사상 손해배상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오른쪽)과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지난해 11월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오른쪽)과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지난해 11월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이밖에도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조선일보 보도 2건에도 즉각 정정보도하라고 요구했다. 정정하지 않으면 법적조치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민정수석실은 ‘청와대 보안 조사 관련 문제가 터질때 마다 늘공(늘 공무원, 직업공무원을 뜻함)만 표적이 된다’는 조선일보 보도를 두고 “지난해 김종천 의전비서관 재직 시 의전비서관실 외교부를 비롯한 부처파견 직원들 휴대폰 조사를 시행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조선일보는 10일자 ‘특감반, 개인폰 개수까지 알고 들이닥쳐… “협조 안하면 검찰간다 협박”’에서 “청와대의 보안 조사와 관련해 외교부 인사들은 ‘문제가 터질 때마다 늘공만 표적이 된다’고 불만을 표출한다”고 썼다.

지난 9일자 조선일보의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군에 조사금지령을 내렸다’는 보도에 민정수석실은 “이미 군사안보지원사령부에서 정확한 사실관계를 설명했음에도 ‘청와대와 국방부는 7일 있었던 조사 금지 지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재차 보도했다”며 “이는 명백한 허위보도로 강한 유감을 표하고, 즉시 정정보도를 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요구했다.

민정수석실은 “만일, 정정보도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언론중재위원회를 비롯한 법적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음을 밝혀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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