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정신건강 기사 중 부정적 논조의 기사가 긍정적 논조의 기사보다 2배 많았다.

나은영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학장과 황애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행정원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이달 발간한 ‘보건사회연구’(38권 4호)에 ‘한국 언론의 정신건강 보도에 관한 내용 분석 연구 : 뉴스 프레임과 기사 논조를 중심으로’라는 연구에서 이런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정신건강 언론보도는 일반인들의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해소시키기보다는 정신질환은 낫지 않는 병이거나 사회생활이 어려운 것으로 보도해 편견을 야기했다”는 문제의식으로 약 2년간(2016년 1월부터 2017년 9월까지) 13가지 일간지가 보도한 1011건의 정신건강 기사를 분석했다.

▲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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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중립적이 787건(77.8%)으로 나타났고, 부정적 논조는 148건(14.6%), 긍정적 논조의 기사 76건(7.5%)으로 나타났다. 중립적 논조를 제외할 때 부정적 논조가 긍정적 논조의 약 2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기사 유형별로 논조의 차이를 발견했다. 스트레이트 기사·칼럼 등 유형에서는 중립적 논조를 제외하면 부정적 논조의 기사가 더 많았지만 기획기사나 인터뷰 기사는 긍정적 논조가 더 많았다. 기획기사는 중립적 논조 65건(64.4%), 긍정적 논조 19건(18.8%), 부정적 논조 17건(16.8%)으로, 인터뷰는 중립적 논조 8건(50.0%), 긍정적 논조 7건(43.8%), 부정적 논조 1건(6.3%)으로 나타났다.

▲ 정신건강 관련 기사 논조. 자료=‘보건사회연구’(38권 4호) ‘한국 언론의 정신건강 보도에 관한 내용 분석 연구 : 뉴스 프레임과 기사 논조를 중심으로’
▲ 정신건강 관련 기사 논조. 자료=‘보건사회연구’(38권 4호) ‘한국 언론의 정신건강 보도에 관한 내용 분석 연구 : 뉴스 프레임과 기사 논조를 중심으로’

뉴스의 성격·프레임도 논조에 영향을 줬다. 정신건강에 대한 의학·예방 정보를 제공하거나 상업적·정책적으로 설득하는 내용일 경우 긍정적 논조의 비율이 많이 나타났고, 일화 중심의 흥미 프레임이나 위기·갈등 등 사건사고를 전달하는 뉴스 프레임의 경우는 부정적 논조의 비율이 많이 나타났다.

예를 들어 갈등 프레임의 경우는 긍정적 논조 8건(4.3%)에 비해 부정적 논조가 57건(30.8%)으로, 위기 프레임의 경우는 19건(48.7%)가 부정적 논조를 보였지만 긍정적 논조의 기사는 한 건도 없었다. 반면, 의학적 내용의 기사는 긍정적 논조가 9건(11.5%)으로 부정적 논조 4건(5.1%)보다 약 2배 많았고, 예방과 관련한 내용의 기사는 긍정적 논조가 29건(24.6%)으로 부정적 논조 4건(3.4%)보다 7배 이상 많았다.

해당 기사 중 정신건강 관련 검색어로 살펴보면 자살이 511건(38.8%)으로 가장 많았고 우울증 264건(20.0%), 정신질환 201건(15.3%), 정신건강 164건(12.4%), 조현병 82건(6.2%), 정신장애 47건(3.6%), 정신병 31건(2.4%), 조울증 18건(1.4%) 순이었다.

연구팀은 “특정 정신질환을 범죄·폭력과 연관 지어 보도할 경우 범죄에 대한 사실보도는 피할 수 없으나 그 질환이 있는 ‘모든’ 사람이 그러한 범죄나 폭력에 개입할 수 있다는 편견과 두려움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유의하여 기사를 작성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인용하며 “기사가 미치는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해 정신건강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기사화하는데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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