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더 특별히 당부드릴 것은 국민과의 소통과 홍보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정부 정책을 부당하게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고 폄훼하는 가짜뉴스 등의 허위정보가 제기됐을 때는 초기부터 국민께 적극 설명해 오해를 풀어야 한다”며 “가짜뉴스를 지속적으로 조직적으로 유통시키는 것에 정부가 단호한 의지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물러나는 날 등장한 대통령의 ‘작심 발언’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각 부처별로 전문성 있는 홍보·소통 전담창구를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는데,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그간 청와대 홍보라인에 대한 답답함과 새로운 홍보라인에 대한 기대감을 동시에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윤도한 신임 국민소통수석 임명에 담긴 ‘행간’이 있다. 대통령 발언에 비춰보면 윤도한 신임 소통수석의 최우선과제는 정부정책 관련 허위정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지난해 MBC '100분토론'을 진행했던 윤도한 MBC기자. ⓒMBC
▲ 지난해 MBC '100분토론'을 진행했던 윤도한 MBC기자. ⓒMBC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윤도한 신임 국민소통수석을 가리켜 “30여 년 동안 통일 외교 사회 문화 국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온 기자 출신으로 늘 국민의 시각에서 보도해왔다. 국민과의 소통, 신문과 방송 간의 소통을 더욱 강화해 국민들이 편안하게 국정현안을 파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윤도한 신임 수석은 이날 “기자여러분과 소통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 하겠다”며 짧은 인사말을 건넸다.

지난해 말 MBC에서 명예 퇴직한 윤도한 수석에 대한 인물평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윤도한 수석과 친분이 두터운 한 중견 기자는 “이용마 MBC기자가 가장 좋아하는 선배가 윤도한이다. 윤도한은 문재인 대통령과 직접적 관계가 없고 정치권에도 전혀 이해관계가 없다. 대신 언론계에서는 후배들에게 신망이 두터워 언론과 소통에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MBC의 한 관계자는 “윤도한은 털어도 먼지 하나 안 나올 사람이다. 다들 촌지 받던 시절에도 촌지를 받지 않았던 기자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 윤도한 신임 국민소통수석. ⓒ연합뉴스
▲ 윤도한 신임 국민소통수석. ⓒ연합뉴스
앞서 윤도한 소통수석은 2017년 11월 경 MBC사장 출마 당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시키는 대로 기사를 만들고 사실을 왜곡하며 권력을 비판하지 못했던 기자들은 더 이상 뉴스를 만들면 안 된다. 이런 기자들이 쓰는 기사는 흉기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사장 출마자들 가운데 가장 진보적인 축에 속했다.

윤 수석은 “노무현 정부 때는 외압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 때 언론환경이 제대로 정착됐다고 자만했던 것 같다”고 말했으며 “7년 전(2010년 김재철 사장 취임 전)에도 우리는 완벽하지 않았다. 앞으로 누가 사장이 되더라도 제로 세팅을 해야 한다는 각오로 MBC재건에 임해야 할 것”이라 강조하기도 했다.

윤도한 신임 수석은 1961년 서울 출생으로 1985년 MBC에 입사했으며 1987년 MBC노동조합 창립멤버로 활약했다. 기자시절에는 1990년대 말 친일인명사전 관련 법안을 방해하던 국회의원 실명보도를 이어갔으며, 1997년 ‘시사매거진2580’에선 삼성의 불법 경영승계를 방송사 최초로 보도했다. 2007년에는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폭로를 집중보도했다. 이 같은 윤 수석의 이력은 향후 그의 행보를 짐작케 한다.

향후 국민소통수석은 정부에 악의적이라고 판단한 언론보도에 지금보다 날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 더 이상 일부 언론의 터무니없는 프레임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2019년 윤도한-김의겸 홍보라인은 촛불정부를 강조하는데 있어서도 적임자들이라는 평가다.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은 새 정부에 ‘언론개혁‘을 요구해왔다. 

이용마 MBC기자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가 정치권으로 옮겨간 것을 이전의 다른 선배들의 모습과 다르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의 삶의 족적 때문이다. 그가 MBC에서 그동안 기자로서 보여주었던 모습,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의 시각을 계속 견지한다면 자신의 직무를 훌륭히 해낼 것”이라고 응원했다. 이 기자는 “단순히 권력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건전한 비판은 적극 수용하고, 비난을 위한 비난은 잘 걸러낼 것”이라며 윤 수석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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