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31일 MBC 가요대제전에 참석한 레드벨벳 아이린씨가 야외무대에서 새해 카운트다운을 기다리며 추위에 떠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시청자의 공분을 샀다. 영하의 날씨에 짧은 치마를 입은 아이린씨와 레드벨벳 멤버들은 추위에 어쩔 줄 몰라 연신 몸을 동동 굴렸다. 이 장면을 본 시청자들은 “사람 잡겠다”, “이 추운 날 야외에서 하는 것도 불쌍한데 옷을 저렇게 입혀놨냐”, “방송국 생각 없는 갑질 알아줘야한다”, “인간적으로 너무 춥게 입혔다”는 등의 댓글을 달며 안타까워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났다. 지상파3사 연말 가요축제 프로그램이 혹한의 날씨 속에 수준 낮은 진행을 계속하지만 언론은 지적 대신 선정적 보도를 내놓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3일 방송모니터 보고서에서 △스포츠투데이 “아이린, ‘추위 이겨낸 파격 노출’” △오마이뉴스 “‘SBS가요대전’ 레드벨벳 아이린, 추위를 잊은 예쁨” 기사를 언급하며 “과연 아이린씨가 추위를 이겨냈거나 잊은 것일까”라고 반문한 뒤 “그저 시키는 대로 참아낸 것뿐임을 언론은 모르나”라고 꼬집었다.

▲ 그룹 레드벨벳의 멤버 아이린씨. ⓒ 연합뉴스
▲ 그룹 레드벨벳의 멤버 아이린씨. ⓒ 연합뉴스
민언련 보고서는 “추위를 모르는 언론의 관심은 그저 노출이었다. 노출에 방점을 찍은 선정적 제목 짓기는 매우 많았다”고 비판하며 일례로 지난해 12월25일 SBS 가요대전에 참석한 아이린씨의 의상과 관련해 출고된 △MK스포츠 “아이린 ‘성탄절에 섹시한 노출’” △아시아투데이 “레드벨벳 아이린, 자비없는 노출”이란 사진기사를 언급했다. 이어 KBS 가요대축제에 참석한 에이핑크 손나은씨와 관련해 출고된 △더팩트 “손나은, ‘최강 한파도 울고 갈 파격 패션’”이란 기사를 인용하며 언론행태를 비판했다.

민언련은 “연예인 성 상품화의 가장 큰 주범은 언론이다. 아이돌 그룹의 노출에만 집중하며 클릭 수 장사에만 열중하고 그들의 인권에는 나 몰라라 하는 언론행태는 이제 그만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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