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헌 서울신문 사장이 2일 신년사에서 “저는 취임 때 밝힌 것처럼 서울신문의 독립에 대해 흔들림 없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고 사장 발언은 최근 기획재정부를 사직한 신재민씨가 유튜브 방송에서 청와대 인사개입 의혹 중 하나로 서울신문 사장 인선을 꼽은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씨는 “(올해 3월 정부 서울청사의) 차관 부속실에 관련 문건이 있어서 (내가) 언론에 제보했다”면서 서울신문 사장 인선 청와대 개입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기획재정부가 1대 주주인 서울신문은 사장 인선 때마다 정부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고광헌 사장이 인선되자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고 사장은 사장 인선 당시 서울신문 지배 구조 개선과 독립성을 구성원에게 약속했다.

▲ 고광헌 서울신문 사장. 사진=미디어오늘
▲ 고광헌 서울신문 사장. 사진=미디어오늘
고광헌 사장은 신년사에서도 “이러한 의지(서울신문 독립)를 실현하고자 독립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으며 지금도 우리 서울신문 가족을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 사장은 “지난해 콘텐츠의 정상화와 올해 중점을 두고 추진할 새로운 먹거리 창출도 모두 독립을 향한 과정”이라며 “시류에 부합하고 정권에 휘둘리는 악습의 고리를 끊기 위한 쉼 없는 노력을 계속해 갈 것임을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분명히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지난해 5월 취임한 후 서울신문 콘텐츠를 평가하면서 “신문 콘텐츠의 정상화는 공익정론지로서 부끄럽지 않은 논조의 확립과 기획이 강한 신문을 만드는 데 역점을 두는 것”이었다고 강조하고 “최저임금 인상 이후 정부의 후속조처가 미흡하자 누구보다 먼저 기재부를 비판한 것도 서울신문”이었다고 자평했다.

고 사장은 “아직 진행형인 온오프 통폐합의 첫 발을 뗀 것과 팟캐스트 신설 등 온라인 플랫폼의 다양화도 미래의 미디어 생태계에 대비한 나름의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올해는 유투브와 SNS 등을 활용한 온라인 플랫폼 전략을 한 단계 더 강화해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도래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주5일제를 시행하면서 주말판 신문 제작을 중지한 것도 “무리 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이와 아울러 저녁이 있는 삶과 충전의 시간이 보장되는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해 힘써 왔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남-북, 북-미 관계 진전에 따른 정세변화에 대응하고 남북한 언론교류 등에 대비한 담론 형성과 의제 설정 기능에 충실한 전문 연구소를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고 사장은 “지난해 미투운동 촉발에서 보듯 우리 사회는 엄청난 변화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혐오나 차별, 갈등을 슬기롭게 넘어서지 않고는 미래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라며 “이 분야에 대해서도 전문적인 연구와 담론 생산 등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일에 도움이 되는 연구소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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