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3년 차를 맞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종석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핵심 비서진의 교체작업을 착수했다.

임 실장 후임엔 노영민 주중 대사가 유력하며, 한병도 정무수석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도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잇단 언론 보도에 청와대 관계자는 부인하지 않고 있다. 언론들은 특히 이르면 다음주 또는 10일로 예상되는 신년 기자회견 이전에 할 가능성도 나온다고 내다보고 있다.

첫 보도는 지난해 12월31일자 동아일보에서 시작됐다. 동아는 이 보도에서 인사시기를 설(2월5일) 전후에 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4일자 기사에선 임 실장 교체 시기를 앞당긴다고 썼다.

동아일보는 12월31일자 1면 ‘임종석 靑비서실장, 2월 설 전후에 교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 설(2월 5일) 전후 대통령비서실장과 정무수석비서관, 국민소통수석비서관 등을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30일 복수의 청와대 및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달 초 여권 핵심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서실장을 포함해 정무수석과 국민소통수석도 내년 설 전후에 새롭게 임명하려고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지난해 5월 청와대 출범 직후부터 계속 근무해온 임 실장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의 교체는 여권 내에서도 ‘시점의 문제일 뿐 교체는 정해진 수순’이라는 분위기였다. 여기에 한병도 정무수석도 함께 교체해 청와대의 분위기를 쇄신하겠다는 포석”이라고 썼다.

그러다가 동아일보는 4일자 1면 ‘임종석 靑비서실장 교체 앞당긴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시기를 앞당겨 당초 다음 달 설(2월5일) 전후 교체하려던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을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에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동아는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빌어 “3배수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이미 마무리 단계”라며 “다만 문 대통령이 (교체 시점에 대한) 최종 결론은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아는 “차기 비서실장으로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인사는 노영민 주중대사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등도 거론된다”고 썼다.

이밖에 한겨레도 4일자 1면 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이르면 다음주 초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주요 참모를 교체할 방침인 것으로 3일 확인됐다”며 “비서실장으로는 노영민 주중대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해 12월31일 오후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계자가 건넨 메모를 살피고 있다. ⓒ 연합뉴스
▲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해 12월31일 오후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계자가 건넨 메모를 살피고 있다. ⓒ 연합뉴스
한겨레는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한병도 정무수석의 후임으로 강기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의 후임에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썼다. 한겨레는 “야권의 집중 공세를 받고 있는 조국 민정수석은 ‘사법개혁 완수’를 위해 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MBC는 3일 ‘뉴스데스크’에서 “청와대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비서실장 인선을 위한 검증 작업이 진행돼 왔다’며 ‘이르면 다음주 발표될 수 있다’고 말했다”며 “신임 비서실장으로는 노영민 주중대사와 조윤제 주미대사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후임 정무수석을 두고 MBC는 “강기정 전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각에서는 윤건영 현 국정상황실장도 거론되고 있다”고 예측했다.

경향신문도 비서진 개편 시기를 두고 “이르면 다음주에 단행할 것으로 3일 알려졌다”며 “신년 초 비서진 쇄신을 통해 공직기강 해이 사태 등으로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수습하고 정책 성과에 집중하는 환경을 만들려 한다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조선일보는 시점을 이달 말에 교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은 4일자 1면 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말 임종석 비서실장을 포함해 청와대 비서실을 개편할 것으로 3일 알려졌다”며 “임 실장 교체 방침이 정해짐에 따라 당초 내년 총선에 출마할 일부 수석 및 비서관에 한정될 것으로 알려졌던 청와대 개편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조선은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설 이후나 총선을 1년 앞둔 4월 중 비서실 개편을 검토했지만, 경제에 집중하고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 교체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임 실장 후임을 두고 조선은 “노영민 주중 대사가 유력한 가운데 염재호 고려대 총장, 조윤제 주미 대사와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검토되고 있다”며 “청와대는 이들에 대한 검증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썼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동아일보 출신이며, 김의겸 대변인은 한겨레 출신이다.

이를 두고 청와대는 비서실장 인사검증에 들어간 것은 사실이며 비서진 교체 보도가 오보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4일 “첫 보도를 했던 동아일보 보도에 오보라고 하지 않았다. 인사검증이 새해 들어 시작된 것 같다”며 “시점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집권 3년 차를 맞아 비서진 교체의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경질의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승진 인사 대상자로도 보도된 김의겸 대변인은 “인사문제에 답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4일 “인사할 때가 되기는 했다. 비서실장도 정치를 해야 할 사람이니 교체할 것이 아니라고 할 상황은 아니다. 경질이라는 뜻이 아니라 타이밍이 지금 하면 좋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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