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표현한 이순자씨의 발언이 논란이다. 광주전남지역 언론은 분노했다. 새해를 맞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언론의 입장이 나왔다. 동아일보는 경제정책 기조를 바꿀 것을 요구하며 지면 전반에 걸쳐 기업의 시각을 부각했다. 

광주전남 언론의 분노

“(대한민국) 민주주의 아버지가 누구인가. 저는 우리 남편이라고 생각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가 뉴스타운과 인터뷰를 통해 밝힌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전 대통령이 연임을 포기한 점을 평가해야 한다는 발언인데 공수부대를 통해 광주시민들을 학살하고 집권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기에 광주지역의 분노가 강하다.

▲ 세계일보 3일자 8면
▲ 세계일보 3일자 8면

3일 전남일보, 무등일보, 전남매일, 광주일보, 광주매일신문, 남도일보, 광남일보 등 광주전남지역 신문들은 일제히 관련 소식을 보도했다. 광주일보는 민주주의 아버지 발언을 비롯해 광주지역에서 재판을 받는 데 부당함을 주장한 이순자씨의 발언을 1면에 자세히 소개하며 ‘광주를 모독한 이순자의 망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 3일 광주일보 1면.
▲ 3일 광주일보 1면.

남도일보는 사설을 통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민주주의를 외치는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하고 정권을 찬탈한 전씨가 민주주의 아버지라니 온전한 상식으로는 도저히 할 수도 없고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비판했다. 광남일보도 사설을 통해 “이런 망언이 또 어디 있겠는가”라며 “그는 엄연히 살인마”라고 비판했다.

이들 신문은 자유한국당을 일제히 비판하기도 했다. 남도일보는 이 같은 발언이 나오는 이유를 “5·18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자유한국당의 비협조로 출범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5·18 진상규명위원회가 하루 빨리 구성돼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광남일보 역시 “이번 이씨의 망언으로 진상규명위원회 출범이 더욱 절실해졌다. 자유한국당은 조속히 진상규명위원회 구성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전남일보, 무등일보, 광주일보 등은 각 당의 논평을 소개하며 자유한국당은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면 전반에 ‘친기업’ 정서 드러낸 동아일보

‘경제’.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의 핵심 키워드다.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의 요지는 소득주도 성장 등 기존의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기업이 적극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지난해 신년사에는 경제라는 단어를 3회 언급한 반면 올해엔 25회 언급했다.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진행된 신년인사회 행사에 SK, 현대, LG, 삼성 등 4대그룹 총수를 포함한 경제계 인사 300여명을 초청한 점도 눈에 띈다.

이번 신년사를 언론은 어떻게 바라봤을까. 경향신문은 “정부의 경제철학과 현실 간의 괴리에 대한 고민이 드러나는 신년사다. 공정경제 및 사람중심 경제를 추구해왔지만 당장 그 성과가 피부에 와 닿지 않는 데 대한 당혹감도 느껴진다”고 했다. 경향은 공정경제, 사람중심 경제라는 큰 틀을 유지하되 단기처방도 망설이지 말라고 밝혔다.

▲ 3일 동아일보 경제 기사들.
▲ 3일 동아일보 경제 기사들.

반면 조중동 등 보수언론은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동아일보는 지면 전반에 걸쳐 기업의 목소리를 적극 담았다. 

동아의 2면 톱기사는 ‘더 절박해진 위기극복 경영...비장한 각오 넘쳐난 기업 시무식’으로 각 기업의 신년사 메시지를 전하고 기업의 위기를 강조했다. 이어지는 3면 기사는 ‘기업 부담 핵폭탄급인데 규제완화는 수류탄급’이다. 최저임금인상, 근로시간 단축, 산업안전보건법에 대한 비판과 신산업 규제 샌드박스가 도입되지 않는 데 대한 재계의 불만을 담은 기사다. 동아는 ‘시장에서 실패한 정책 기조 안 바꾸고 경제난 극복 가능하겠나’ 사설을 통해서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가 엇갈릴 수는 있다. 다만 문재인 정부는 집권 후 만 2년이 채 되지 않았고 경제정책의 특성상 즉각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동아는 ‘실패’로 규정하고 노동자에게 유리한 정책에는 ‘기업부담 핵폭탄’이라고 반발하는 반면 기업에 불리한 규제를 풀어달라고 강조했다. 동아가 누구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 드러나는 대목이다.

인공지능이 알고 있는 김정은 속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가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 못지 않게 주목을 받았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핵동결 입장을 처음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반응했다. 그는 1일 오후(현지시각) 트위터에 “나 또한 북한이 위대한 경제적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아주 잘 인식하고 있는 김 위원장과 만나기 고대한다”고 썼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미국이 응답할 차례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미국이 상응조처에 대한 응답 없이 확실한 비핵화 행동 요구만 반복해선 협상이 교착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역시 ‘재확인된 김정은 비핵화 의지, 미국이 나서야’ 사설을 통해 비슷한 주장을 했다.

조선일보는 이 타이밍에 ‘AI가 분석한 김정은의 최종목표 2020년에 핵을 보유한 경제강국’ 기사를 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발언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핵과 경제 병진노선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연구를 소개한 기사다. 다만, 이 연구는 최근 김정은의 연설문이 아닌 2013년, 2016년, 2017년 등 남북 정상회담 이전에 나온 연설문들을 중심으로 분석한 내용이다. 북한을 의심할 필요는 있겠지만 제목과 기사 앞부분만 봐서는 과거 북한의 연설문 분석이 아닌 현재 북한의 ‘속내’를 분석한 결과처럼 보인다.

▲ 3일 조선일보 기사.
▲ 3일 조선일보 기사.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의 토론회 발언 내용을 기사화하며 비핵화에 부정적 시선을 드러냈다. 태 전 공사는 2일 한국당 주최 토론회에서 “북한 외교관으로서 저는 북한이 그런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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