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MBC 사장이 2019년 신년사를 통해 “시대와 미래를 읽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자”는 다짐을 밝혔다. 대규모 적자 문제 등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 구축과 더불어 MBC가 뉴스의 혼돈 속에서 진실을 알려주는 등대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최승호 사장은 2일 신년사를 MBC 구성원들에 대한 격려로 시작했다. 최 사장은 “파업이 끝나고 돌아왔을 때, 우리는 무엇이든 금방 할 수 있을 것처럼 느꼈지만 사실은 지난 10년 가까이 제대로 일을 해본 적이 없었다. 경영진들조차 경영인으로서의 근육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갑자기 14층에 올라왔으니 사원들이 얼마나 힘들었겠느냐”며 “그래도 참 잘 이겨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 사장은 “2018년이 10년 만에 링에 올라가 좀 서툴게, 때론 비틀거리면서 한 경기였다면 2019년은 어느새 자라난 근육에 힘을 실어 더 날카로워진 눈으로 펀치를 적중시키는 해가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 지난 2017년 12월 해직자 복직행사에 참석한 최승호 MBC 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지난 2017년 12월 해직자 복직행사에 참석한 최승호 MBC 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다만 “물론 우리는 현실이 녹록하지 않다는 것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본사 예산안을 짜기 위해 각 부서에 쓸 비용과 얻을 수익을 요청했더니 그 차이가 마이너스 1300억이었다. 그대로 집행하면 1300억의 영업적자가 난다는 이야기”라며 “수익을 내기 위해서 창사 이후 최대 규모라고 할 조직개편을 했다. 그러니 새로운 조직의 힘을 믿고 과감하게 새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했다.

최 사장은 MBC 본사 광고매출이 전년 대비 2016년 720억원, 2017년 1000억원, 2018년 197억원 줄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는 이 추세를 반전시켜 광고매출 증대를 이뤄내야 한다”며 “성공하면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된 지상파 광고에 대한 평가가 높아지고 시장이 확대될 것이다. 중간광고가 올 해 시행될 수 있다면 우리의 노력에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프로그램 기획과 함께 홍보, 광고,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각 부서가 협력하는 일, MBC본사 만이 아니라 MBC플러스 및 우리 광고를 판매하는 코바코 조직과도 내부 조직처럼 긴밀하게 협력하고 소통하는 ‘새로운’ 일을 우리는 해내야 한다”고 했다.

콘텐츠 유통 역시 ‘새로운’ 전략을 강조했다. 최 사장은 “하나의 콘텐츠가 만들어지면 그것을 지상파와 케이블, 디지털을 넘는 전체 네트워크를 통해 어떻게 증폭시켜서 수익으로 만들어낼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힌 뒤 “내일(3일)은 우리 미래의 플랫폼인 OTT플랫폼을 함께 발전시킬 중요한 파트너와의 협상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MBC가 공영방송으로서 “뉴스의 혼돈 속에서 ‘무엇이 진실인지’를 알려주는 등대가 돼야 한다”는 당부도 전했다. 최 사장은 “콘텐츠의 바다 속에서 세상을 밝히는 향기로움을 전하는 존재가 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MBC가 그저 생활을 위해 선택한 ‘기업’이라면 지난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그렇게 피눈물 나게 싸울 이유는 없었을 것”이라며 “그 소명을 위해, 다시 MBC가 세상을 밝히는 존재가 되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이 모든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더했다.

최 사장은 끝으로 “바깥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MBC 사람들은 늘 회사 걱정을 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만큼 문제가 많아서일 수도 있겠지만 구성원들 모두 자신이 회사의 주인이라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라며 “우리는 시민을 대신해 ‘주인처럼’ MBC를 가꾸는 사람들이다. 주인의식을 가진 우리, 길고 긴 진실의 싸움을 견뎌낸 우리가 힘을 모아서 문화방송을 국민의 방송으로 일으켜 세우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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