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에너지원 없이 오직 지구 자기장을 증폭해 자율 발전시키는 장치’가 개발됐다는 한국일보의 기사형 광고가 온라인에서 삭제됐다. 한국일보 측은 31일 “내용에 문제가 있어서 삭제했다”고 밝혔다.

한국일보는 지난해 12월 27일자 25면에서 “지구 자기장 증폭해 자율발전… 국내 기술로 첫 개발”이라는 제목으로 한 중소기업이 개발했다는 상품(‘g-googong’)을 소개했다. 이날 25면은 기사형 광고를 묶어 발행하는 ‘애드버토리얼 페이지’(Advertorial page)였다. 

이는 본문 말미에 통상 달리는 기자 이름(바이라인)이 적시되지 않았던 이유로, 25면 상단에는 ‘2018년 하반기 히트 상품’이라는 소개말이 달렸다. 

한국일보는 “외부 에너지원 없이 오직 지구 자기장만을 증폭해 자율 발전시키는 장치가 개발돼 화제”라며 “이 장치는 입력된 전기를 100배 이상 증폭해 그중의 1은 다시 순환해 사용하고 나머지 잉여 전기는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 한국일보 2018년 12월27일자 25면.
▲ 한국일보 2018년 12월27일자 25면.
이어 “시드이텍(개발·제조사)은 지난 7일 이 장치의 기술 원리에 대해 설명회를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 참석한 전문가들의 찬사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 내용을 두고 “이게 사실이면 노벨상은 당연한 건데” 등 의문 나타낸 반응들이 많았다. 한 커뮤니티에는 “사기 아니면 대박”, “딱 봐도 사기네 사기”, “사실이면 세계적 이슈인데 조용하다” 등 여러 댓글이 달렸다.

한국일보가 소개한 장치의 기능은 열역학 법칙을 거스른 것이다. 외부에서 에너지가 공급되지 않으면 에너지는 스스로 발생하지 않는다.

지구 자기장을 증폭시켜 에너지를 만들려면 증폭시키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소비할 수밖에 없고, 또 그 과정에선 마찰과 열 손실 등으로 에너지 손실이 발생한다.

결국 투입된 에너지보다 생성된 에너지가 적을 수밖에 없다. 지구 자기장을 통한 사실상의 무한 발전은 열역학 법칙을 거스르는 초자연적 현상에 가깝다. 논란을 부른 한국일보의 기사형 광고는 온라인에서 삭제됐다.

한국일보 편집국 관계자는 31일 “해당 기사는 본사(한국일보)에서 선정하는 중소기업 히트 상품 관련 기사”라며 “업체 자료에 의거해 작성한 건데 내용에 문제가 있어서 삭제 조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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