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가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2019년 1월1일 지면을 ‘1919년 판’으로 제작하는 신선한 시도를 보였다.

한겨레는 “100년 전 ‘오늘’로 여러분을 초대한다”며 1일 1~2면 지면에 100년전 편집 양식을 적용했다. “김규식, 파리강화회의 간다”(1면), “일본순사 매질은 조선사람만 골라 때리나”(1면) 등 기사도 100년 전 당대 내용이다.

▲ 1월1일 한겨레 1면
▲ 1일 한겨레 1면
▲ 1일 한겨레 2면
▲ 1일 한겨레 2면

“기미년 밝았다, 온 강토를 광복의 기운으로” 제목의 신년사가 한겨레 1면 톱기사다. 기사는 “폭력과 공포가 가중되는 시대였지만 조선인은 무오년에만 50여회 동맹파업을 일으켰고 지방에선 쌀값 폭등으로 인한 폭동이 끊이지 않았다”며 “일본이 우리 강토를 짓밟고 앗아갔지만 우리 조선인의 저항 정신만은 빼앗지 못한 것”이라 짚는다.

‘돌림감기’(전염성 감기)로 1918년 14여만명이 사망한 실태(“해 넘기도록 맹렬한 돌림감기”), 독립운동가 김규식이 1919년 1월 파리강화회의에 참석해 조선 독립 정당성을 알리게 될 거란 소식, 일제 쌀 수탈 정책으로 폭등한 쌀값에 대한 국민적 분노(“안하무인 일제, 굶주린 궁민들은 분노한다”) 등도 담겼다.

한겨레는 “이번 기획을 위해 기획취재팀을 꾸려 3개월 간 당시 ‘매일신보’, 판결문, 심문조서와 같은 1차 사료를 비롯해 100여편 관련 논문, 50여종의 연구서 등을 두루 참고하는 것은 물론 전문가 20여명 자문을 거쳤다”고 밝혔다.

▲ 1일 경향신문 1면
▲ 1일 경향신문 1면
▲ 1일 국민일보 1면
▲ 1일 국민일보 1면
▲ 1일 한국일보 1면
▲ 1일 한국일보 1면

9개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중 조선일보·중앙일보를 제외한 7개 신문이 3·1운동 100주년 기념 기획보도를 비중있게 실었다. 경향신문은 3·1운동 정신을 기리며 자주적인 한반도 평화 번영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국민일보는 이념·계층·성별 갈등이 깊어진다며 교파·이념을 초월해 민족조선을 초월한 임시정부 통합정신이 필요하다 강조했다.

중앙일보는 이날 3·1운동 100주년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모든 학문은 AI로 통하라, MIT의 교육혁명” 1면에 실으며 미국 미국 매사추세츠공대가 “AI(인공지능)는 인문계 학생도 사용해야 할 미래 언어로 규정했다”며 1조원을 투입해 AI관련 단과대를 만든 시도를 소개했다.

동아일보·세계일보·조선일보는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 때리기’를 계속했다. 동아일보는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민주당 지지층마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기조에 불만을 드러낸다”며 “민주당 지지층 64.9%가 소득주도성장 기조가 변해야 한다 답했다”고 지적했다.(“여당 지지층서도 ‘소득주도성장 기조 바꿔야’ 65%” 10면)

▲ 1일 동아일보 1면
▲ 1일 동아일보 1면
▲ 1일 세계일보 2면
▲ 1일 세계일보 2면

세계일보도 “(자체 설문한) 경제전문가 50명 중 23명이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중 가장 잘못한 부분으로 꼽았다”며 ‘이념에 빠져 시장에 맞서는 정책을 펴며 경제를 오히려 위축시켰다’는 경제학자 평가를 전했다.(“82% ‘최저임금 인상 가장 잘못… 소득주도성장 수정·폐지해야” 4면)

‘최저임금 폭탄’ 규정도 계속됐다. 법정 주휴시간(유급 휴무시간)을 최저임금 산정기준 시간에 포함하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이 기업의 어려운 경영환경과 절박함을 반영하지 않고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란 비판이다. 세계일보는 “새해부터 ‘최저임금 폭탄’… 재계 ‘절박한 외면’” 기사를 2면에 실었다.

조선일보도 14면에서 “최저임금은 2018년보다 10.9%나 오른(8350원) 반면 산출되는 최저임금 시급은 떨어져 기업들이 이중고를 겪는다”, “최저임금이 작년보다 10.9%나 오르면서 이에 연동된 실업급여·출산 전후 휴가 급여도 일제히 올랐다”고 지적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30년 넘은 시급 책정 관습을 법으로 반영하는 작업인데도 ‘최저임금 폭탄론’이 반복된 것이다.

소득주도성장 비판은 뚜렷한 사설 대립으로 이어졌다. 1일 한겨레 사설 제목은 “‘더불어 잘 사는 사회’로 나아가는 새해되길”이다. 한겨레는 “민생 살리기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통해 민간 투자와 소비를 이끌어내고 경제적 약자를 위한 사회안전망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영세기업과 자영업자 지원 대책을 차질없이 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1일 한겨레 사설
▲ 1일 한겨레 사설
▲ 1일 조선일보 사설
▲ 1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2019 文 정부 3년 차, 경제부터 이념에서 실질로” 사설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포퓰리즘으로 몰았다. 조선일보는 “2018년은 이념적 가치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운 포퓰리즘이 경제와 민생을 해친 해였다. 낙오한 사람들의 사람들에 대한 안전망과 복지는 다른 차원에서 얼만든지 구축할 수 있다”며 실용주의 정책, 시장 친화적인 정부, 기업을 적대시 하지 않는 정책 등을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과장된 수사를 남발했다.(사설 “경제현장은 벼랑끝인데 與는 ‘지표 나아지고 있다’ 낙관론”) “기업이 최저임금 급등으로 생존 위협에 시달렸다”, “최저임금 인상발 2차 일자리 쇼크와 물가 인상” 등 확인되지 않은 논리가 반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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