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미디어오늘에서는 세 건의 성폭력 사건이 있었습니다. 두 명의 가해자는 모두 인사위원회를 거쳐 징계 해고 처리됐으나 그 과정에서 당시 경영진의 많은 실수와 잘못이 있었습니다. 미디어오늘은 늦게나마 피해자에게 진심을 다해 사과의 뜻을 전합니다.

당시 가해자 A씨는 두 건의 가해자로 지목되자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당시 경영진은 가해자가 가해 사실을 인정한 만큼 사표를 수리하는 것으로 징계에 갈음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와 노동조합은 사표 수리와 징계는 엄연히 다르고 정식으로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피해자가 사표 수리로 끝내서는 안 된다고 거듭 호소한 끝에 경영진은 사흘 뒤 사표 수리를 철회하고 인사위원회를 개최했습니다.

결국 가해자는 징계 해고됐지만 그 과정에서 피해자는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피해자가 경영진에 공식 사과를 요구했지만 납득할 수 있는 사과가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는 사실 왜곡과 계속되는 2차 피해로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직장 성폭력 사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당시 경영진은 몇 가지 잘못을 했습니다. 진상을 조사하고 가해자를 처벌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해야 했고 사건이 끝난 이후에도 회사 차원에서 조직을 결속하고 피해자가 다시 정상적으로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명확한 조사 보고서를 작성해서 사내에 공유하고 명확한 책임 규명과 재발 방지 등 후속 조치를 단행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를 했어야 했습니다. 그래야 피해자가 상처를 극복하고 업무에 복귀할 수 있었을 것이고 조직 차원에서도 성폭력 사건에 대한 책임있는 후속 대처가 있어야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의 원칙을 세울 수 있는 것입니다.

당시 피해자는 계속 근무하기를 원했으나 사측의 직무 유기와 계속되는 조직 내 2차 피해로 이듬해 결국 사직했습니다. 피해자는 퇴직 이후에도 상당한 시일이 흐르도록 정신적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5년이 지난 올해 초 사과를 받고자 사측에 연락을 취하고 난 뒤 다시 정신적 고통과 건강 악화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는 미디어오늘에 “내가 원하는 건 당시에나 지금이나 오로지 모든 책임자들의 과오에 대한 솔직한 인정과 진정성 있는 사과,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이라면서 “해당 사안으로 인해 더 이상 피해자에게 2차, 3차적 피해가 없도록 유의하길 강력히 당부한다”고 알려왔습니다.

미디어오늘은 늦게나마 진심을 다해 피해자에게 거듭 위로와 사과의 마음을 전합니다. 당시 사건을 백서 형태로 작성해 잘못된 부분을 복기하고 공식 기록으로 남겨 후임 경영진도 빠뜨리지 않도록 업무 인수인계 매뉴얼에 정식으로 포함시키겠습니다. 정기적인 성폭력 예방 교육을 거르지 않을 것이고 단체 협약에 포함시킨 성폭력 대응 매뉴얼을 매년 새로 점검하고 강화하겠습니다.

용기 있는 폭로가 세상을 바꿉니다. 피해자가 불의에 맞선 대가로 여전히 고통을 받고 있다면 그건 명백히 잘못된 일이고 늦게나마 바로 잡아야 합니다. 잘못에서 교훈을 얻고 의미 있는 변화를 끌어내는 게 그가 겪었던 절망과 고통의 시간에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디어오늘의 조직 문화를 다시 점검하고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향후 성폭력 사건 취재와 보도에도 피해자의 입장에 서서 균형을 갖출 것을 약속합니다. 다시 한 번 피해자에게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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