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값 떨어질까 걱정이다”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유튜브 플랫폼 기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방송인 ‘TV홍카콜라’를 보고 한 말이다.

권 의원은 “콜라는 오랫동안 레시피가 비공개였다죠”라며 “홍카콜라 이름에 걸맞게 검증 안 된 의혹뿌리기 방송을 보여주시네요”라고 비꼬았다.

홍카콜라는 홍 전 대표가 “보수 우파의 답답했던 마음 다 뚫어준다”며 자신의 거친 입담을 시원한 콜라에 빗댄 정치 콘텐츠 방송이다.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로 한동안 외국에 머물다 귀국해 SNS를 통해 정치적 발언을 해왔던 홍 전 대표는 방송까지 개국시키면서 사실상 정계복귀를 위해 본격 시동을 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런데 이날 방송 내용은 권미혁 의원의 지적처럼 검증이 안된 허위 정보 가능성이 높은 내용으로 채워졌다. 태극기 부대 등 가장 오른쪽에 있는 보수 우파를 결집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방송 주제를 정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지만 도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많다. 아슬아슬한 줄타기처럼 의도적인 흠집 내기식 내용이 대다수고 명예훼손성 성격의 내용도 포함돼 이다.

홍 대표는 방송에서 “체코에서 김정은 일가의 해외 비자금을 총괄하는 김평일이 대사로 가 있다”면서 G20 회의 참석차 문재인 대통령이 체코를 경유한 것을 두고 북측과 거래가 있었다는 것을 암시했다.

홍 대표는 “미국의 경제 제재로 과거처럼 은행을 통한 현금 전달은 불가능하다”며 “그러면 남은 것은 현찰이다. 과연 어떤 거래가 이뤄졌는지 문재인 정부의 힘이 빠질 때 본격적으로 조사해보겠다”고 말했다. 거래를 하고 있다고 단정하지 않으면서 법적 문제를 피하면서도 검증되지 않은 정보로 흠집을 내는 식이다.

홍 대표의 ‘황당’ 주장은 “우리나라는 지금도 플루토늄을 재처리하면 즉시 1천개 이상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 북한을 생각해서 플루토늄을 생산하지 않으려고 원전 가동을 중지했다는 억측도 있다”는 발언으로 이어졌다.

심지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까지 언급하며 공세를 취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자살한 사람이 현재까지 4명이라며 과거 정부의 자살자 수보다 많음을 강조했다.

홍 대표의 방송은 내용이 선정적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최초 한 매체가 홍 대표의 방송 개국 소식을 알린 뒤 수천 명이 홍 전 대표의 방송에 회원으로 가입했다.

태극기 부대가 좇고 있는 허위 조작 정보들이 언론에 의해 확인되고 있는 마당에 시중에 떠도는 미확인 정보를 오히려 확산시켜 보수 우파의 지지층 결집을 노린 것이라고 하지만 보수 지지층을 넘어서 지지를 받을지 의문이다.

▲ TV홍카콜라 유투브 페이지.
▲ TV홍카콜라 유투브 페이지.

내년 2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일단 정권에 부정적인 이슈를 집중 제기해 스피커를 키우고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이지만 미확인 정보 위주의 방송 내용이 계속되면 당 내부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자유한국당이 홍 전 대표의 발언 내용을 뒷수습하는 모양새가 되고 자유한국당의 입장을 되묻는 상황도 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날 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일제히 ‘TV홍카콜라’ 방송 내용을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홍 전 대표를 강하게 비난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관련 논평을 내지 않았다. 당협위원장 자리 문제로 갈등을 겪었던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행여 말 실수, 팩트체크 실수로 보수우파 부끄럽게 만들지 않길 빌어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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