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18일 오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방송심의소위원회를 열고 시사프로그램 KBS ‘오늘밤 김제동’ 12월4일 방영분에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의견진술’은 방통심의위 위원들이 방송사업자에게 직접 출석해 보도 경위를 묻는 절차다.

KBS ‘오늘밤 김제동’은 이날 서울 한복판에 등장한 김정은 환영단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진행자와 패널이 대담하는 형식으로 보도했다. 이어 ‘위인맞이 환영단’ 단장인 김수근씨를 약 2분간 인터뷰했다.

▲ 사진= KBS 오늘밤 김제동 12월4일 방영분 화면 갈무리
▲ 사진= KBS 오늘밤 김제동 12월4일 방영분 화면 갈무리

김수근 단장은 “광화문 서울 한복판에서 어떻게 ‘공산당이 좋아요’라고 외칠 수 있냐고 물으시는데 저는 어떻게 정상적인 나라에서 ‘공산당이 좋아요’라고 외칠 수 없나 되묻고 싶다”며 “저는 그걸 이야기하면서 (금기를) 깨고 싶었고 우리나라 사회가 어느 정도 왔을까? 나를 잡아갈까? 그런 걸 한번 보고 싶었다. 제가 하는 이야기는 생각할 자유를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 김수근 위인맞이 환영단 단장
▲ 사진= 김수근 위인맞이 환영단 단장

전광삼 상임위원은 이날 방송소위에서 KBS가 어떤 의도로 이 사람을 인터뷰했는지 반드시 들어야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밤 김제동’ 프로그램 때문에 KBS를 겨냥해 남조선중앙TV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수신료를 받아서 운영하는 KBS가 어쩌다 여기까지 왔나. 심지어 종편에서도 이런 방송 안 한다. 국가보안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심영섭 심의위원은 “‘공산당이 좋아요’라고 외치는 것은 국가보안법 7조 위반이 맞다. 하지만 방송소위는 김수근을 제재하는 게 아니라 방송 내용을 심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프로그램 구성 자체를 본다면 지상파나 종편, 보도전문채널에서 매일같이 조선중앙TV의 프로그램 내용을 그대로 보여주고 패널들이 논평한다.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윤정주 심의위원은 “(김수근) 출연 자체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인터뷰이가 방송에 나왔지만 진행자와 패널들이 어떻게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진행자와 패널들은 김수근씨의 터무니없는 발언을 잘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정부여당 추천 심의위원 3인(허미숙·심영섭·윤정주)과 바른미래당 추천 박상수 위원, 자유한국당 전광삼 위원 모두 ‘의견진술’을 결정해 심의는 뒤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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