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서울 강변북로 한강대교 인근 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한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 소속 김충태, 고진복 두 노동자가 14일 오후 땅을 밟았다. 농성 60일, 단식 14일, 고공농성 이틀 만이다.

이날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비정규직 지부가 원청 LG유플러스와 협상을 벌인 끝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단계적으로 직접고용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고용형태 개선 잠정 합의’를 체결하면서 농성을 끝냈다.

잠정합의에 따라 LG유플러스는 2020년 1월1일까지 협력업체 소속 노조 조합원 전원인 800여명을 자회사를 통해 직접 고용하고, 2021년 1월1일까지 추가로 500명을 전환해 비정규직 노동자 절반의 직접고용을 완료한다. 2021년부터는 노사가 추가로 정규직 전환 여부를 논의한다.

▲ 14일 서울 강변북로 한강대교 인근 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는 노동자들을 지켜보는 동료 노동자. 사진=민중의소리.
▲ 14일 서울 강변북로 한강대교 인근 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는 노동자들을 지켜보는 동료 노동자. 사진=민중의소리.

LG유플러스 유니폼을 입고 LG유플러스의 초고속인터넷, IPTV 등을 개통, AS, 해지하고 고객을 상담하고 민원을 처리하는 노동자들은 LG유플러스 소속이 아니다. 각 지역별로 LG유플러스와 계약을 맺은 개별 협력업체에서 일하며 업체가 바뀔 때마다 고용불안에 시달렸다.

박장준 희망연대노조 정책국장은 “자회사 전환 후에도 근속기간 산정 기준과 근무지역 이동 등이 논란이 되는데 이번에는 논의 대상이 포함했고, 모든 노동자 직접고용이 가능하게 지속적으로 논의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원 전원이 2020년 1월1일자로 우선 전환되면 조직률이 100%가 되는 단일노조가 탄생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월 노조가 직접 고용을 요구하자 LG유플러스는 자회사 수준의 복지와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노조는 △임금체불 △퇴직금 먹튀 △안전공구 미지급으로 인한 사고 △상식 이하의 부당노동행위 및 단체협약 위반 △실적 압박 등 LG유플러스 홈서비스센터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은 외주화로 인해 발생했다며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싸움을 이어갔다.

노동자들이 단식투쟁 12일차던 지난 12일 고공농성을 시작한 이후 정의당,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중재에 나서면서 논의 진전에 보탬이 됐다.

중재를 맡았던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조합원들의 건강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고 내려올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이번에 타결된 노사 간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고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안정적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을 때까지 끝까지 살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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