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사 종사자 4명 중 3명이 남성인데 정작 비정규직은 여성이 더 많았다. 종합편성채널은 출범 당시 일자리 정책이라는 점을 강조했으나 종편4사 종사자는 2000명이 채 되지 않았다. CJ계열 채널과 플랫폼의 합산 방송사업매출이 SBS와 KBS를 앞섰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간한 2018 방송산업실태조사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보고서는 2017년 지상파, 유료방송채널, 유료방송 플랫폼 등 방송산업 전반을 담았다.

방송업계 여성 종사자 32.8%

방송업계 여성 종사자는 32.8%에 불과해 남성이 여성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그나마 2016년에 비하면 여성 종사자가 0.3%p 늘었다.

지상파방송사의 경우 남성 종사자 비중이 더 높았다. 지상파 남성 종사자는 74.4%(1만679명), 여성 종사자는 25.6%(3676명)이다. 반면 지상파 비정규직 종사자만 놓고 보면 여성(1078명)이 남성(945명)보다 많았다. 

지상파 방송(TV, 라디오 부문) 종사자 1만4355명 가운데 1만785명이 서울지역에서 일했다. 반면 충남지역의 지상파방송 종사자는 1명도 없었다. 이처럼 지상파방송의 서울 집중이 과도하다.

▲ 지상파 3사 사옥. 디자인=이우림 기자.
▲ 지상파 3사 사옥. 디자인=이우림 기자.

종편, IPTV 직접 고용 미미

종편은 출범 7년차를 맞았지만 종사자는 4사 모두 500명 미만이었다. 종사자 수는 TV조선이 49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MBN 409명, JTBC 405명, 채널A 398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MBN은 종편 출범 이전 보도채널 때 종사자가 388명으로 추가 고용은 100명이 조금 넘는다. 이명박 정부 때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종편 출범으로 종편 4사에 고용이 4470명 늘고, 직간접적인 일자리 2만개가 창출된다는 발표가 허황됐다는 점이 드러난다.

유료방송 플랫폼 부문에서 통신3사의 IPTV 가입자는 1471만명을 기록하며 케이블 플랫폼(SO, 종합유선방송사업자) 가입자를 앞질렀다. 그러나 정작 IPTV 종사자는 726명에 불과해 경쟁매체인 케이블 플랫폼 종사자(4578명)의 6분의 1 규모에 불과했다.

▲ 통신3사 대리점. ⓒ 연합뉴스
▲ 통신3사 대리점. ⓒ 연합뉴스

한한령 직격탄 중국수출 타격

한한령의 여파가 수치로 드러났다. 중국은 더 이상 한류 콘텐츠의 주요 수출 무대가 아니다. 

지상파방송의 수출 현황을 보면 일본 수출이 4833만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대만(2194만달러), 중국(1108만달러), 홍콩(964만달러), 미국(751만달러), 베트남(463만달러), 싱가포르(403만달러) 순이다. 중국은 대만에 밀려 3위에 그쳤으며, 수출 규모가 일본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6년까지 중국은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주요 수출국이었다. 2016년 지상파방송 수출액은 일본(5793만달러), 중국(4266만달러) 순으로 중국은 일본과 격차가 크지 않은 2위였고 당시 3위였던 대만(1824만달러)보다 수출액이 3배 이상 컸다.

▲ 지상파방송사 2017년 국가별 수출 현황.
▲ 지상파방송사 2017년 국가별 수출 현황.

유료방송에는 한한령의 여파가 더 컸다. 유료방송채널을 운영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의 경우 2016년에는 중국 수출액이 1952만달러를 차지해 일본(1937만달러)에 앞선 1위였으나 2017년 중국 수출이 87.3%p 급감해 주요 수출 7개국에 들지 못했다.

수출은 드라마 장르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상파 기준 수출 장르는 드라마가 88%를 차지했고 오락은 6%에 불과했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의 경우도 드라마 수출이 88%를 차지했고 오락은 9.9%에 그쳤다.

CJ계열 합산 매출 MBC SBS 앞선다

이번 조사로 CJ가 방송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이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났다. 

CJ계열 채널과 케이블 플랫폼인 CJ헬로의 방송매출액을 합하면 1조4136억 원에 달한다. 이는 KBS와 KBS계열 유료방송 채널을 합산한 방송매출액 1조5282억원과 유사한 규모이며 MBC(8741억원), SBS(9203억원)의 계열채널 합산 방송매출과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플랫폼인 CJ헬로를 제외한 CJ계열 채널의 합산 방송매출액은 7703억원에 달했다.

지상파를 제외한 채널인 유료방송채널 시장에서 방송매출 기준 CJ계열 방송사(CJENM, 파워캐스트, CJ오쇼핑 합산)의 매출 점유율은 24.8%에 달했다. 두번째로 영향력이 큰 집단은 중앙홀딩스 계열인 JTBC, JTBC플러스, JTBC스포츠 등의 사업자였다. 이들의 합산 매출 점유율은 12.6%다. CJ계열과 중앙홀딩스 계열 채널 점유율을 합하면 유료방송업계의 범 삼성가 점유율이 37.4%에 달한다.

CJ계열 채널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지만 이들 채널은 여전히 재방송 비중이 높았다. 종편4사의 경우 본방송 비율이 50%를 넘는 반면 CJ계열 채널 tvN의 본방송 비율은 19.3%에 그쳤다. Mnet(12.4%), 투니버스(5.9%), OCN(21.8%) 등도 본방송 비율이 낮았다.  CJ가 보도프로그램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재방 비율이 높다.

지상파에서 오히려 늘어난 매출은?

지상파 방송사들이 위기를 맞은 건 사실이지만 오히려 늘어난 매출도 있다. 특히, 재송신 매출은 크게 늘었다. 재송신은 지상파 방송을 케이블, 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플랫폼에 내보내는 것을 말하는데 지상파는 재송신 대가인 재송신수수료를 가입자 기준으로 받고 있으며 수차례 인상 요구하면서 유료방송업계와 충돌했다.

▲ 지상파방송사 매출액 구성 비율.
▲ 지상파방송사 매출액 구성 비율.

지상파는 줄어든 광고매출을 재송신 매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채우고 있었다. 재송신 매출은 2015년 1520억원에서 2016년 2298억원, 2017년 2539억원으로 늘었다. 2015년만 해도 지상파 전체 방송매출에서 재송신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3.7%에 불과했으나 2017년 6.9%로 늘었다. 이 시기 지상파의 광고매출은 46.4%에서 38.3%로 줄었다.

가구 수가 늘어나면서 TV수신료 수입은 2015년 6433억원에서 2016년 6510억원, 2017년 6643억원으로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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