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효성, 방통위)가 재공모를 결정한 EBS 차기 사장 선임을 두고, ‘밀실’에서 벗어나 선임절차를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전국언론노조 EBS지부(지부장 유규오, EBS지부)는 7일 성명을 통해 “EBS 사장을 재공모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그 이유를 우리는 알 길이 없다. 면접 과정이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기 때문”이라며 “방통위의 이런 ‘깜깜이’ 방식은 필연적으로 함량미달의 낙하산 사장들을 양산해왔고 선임 과정에서 ‘언론계 유력인사 커넥션’설 등 무성한 뒷말과 의혹만 키웠다”고 비판했다.

과거 공영방송 사장 선임이 ‘정치권 낙하산’ 논란을 벗지 못하면서 최근 KBS, MBC는 사장 후보자들 최종 면접을 공개하고 시민의견을 반영했다. 그러나 앞서 비공개로 EBS사장 최종 후보자 면접까지 마친 방통위는 재공모 계획을 알리며 지난 5일 “EBS의 경영위기, 노사문제, 방송 공정성 및 객관성 확보 등 현안을 해결할 적임자를 선임하기 위한 EBS사장 후보자 재공모 절차는 추후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히는 데 그쳤다.

▲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EBS 사옥. 사진=EBS
▲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EBS 사옥. 사진=EBS

EBS지부는 “더욱 높은 도덕성과 책임성을 요구하는 교육 공영방송 EBS사장만 유독 밀실임명을 강행하는 저의는 무엇인가”라고 물은 뒤 “늦었지만 이번 사장 재공모를 계기로 선임 과정을 전면 공개하고 시민의견을 반영해 투명성과 민주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기 EBS사장이 갖춰야 할 자격으로 EBS지부는 △도덕적이고 개혁적이며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인물 △EBS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 △전체 재원 4분의3을 자체 수입으로 조달하는 EBS의 재정 위기를 타개할 경영능력과 리더십 등 3가지 요건을 강조했다.

연임에 도전했다 6일 사퇴한 장해랑 EBS사장을 두고 EBS지부는 “스스로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방송통신위원회의 EBS사장 재공모 발표 직후의 일이다. 언론노조 EBS지부가 지난 7월27일부터 장해랑 사장 퇴진운동을 펼친 지 133일 만의 일”이라며 “EBS 안팎으로 막대한 에너지 소모도 있었다. 만시지탄이나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BS지부는 “EBS 철학에 대해 몰이해하고 EBS와 이해관계가 충돌되는 ‘제2의 장해랑’을 획책해서는 안 된다”며 “구성원들 뜻을 무시하고 낙하산 인사를 EBS 수장으로 밀실 임명한다면 우리는 또 다시 결사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음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