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 방한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의 최관익 주필이 조선일보를 비롯한 한국 주류언론의 북한보도에 쓴소리를 했다. 그는 조중동이나 산케이 요미우리나 북한 보도할 때 편견에 사로잡혀 있고 그것은 전쟁범죄, 친일과 같은 역사청산을 하지 못한데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천안함 사건에 관심이 많다면서 북한이 했다는 조사결과를 믿을 수 없고 북한과 공동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최 주필은 지난 3일 저녁 서울 중구 태평로 한 식당에서 열린 조선신보-6‧15 남측위원회 언론본부 만찬 때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조선일보 등 한국 주류언론의 북한 보도에 “너무 한심하다. 보고 싶지도 않고, 너무 뻔해서 참 안타깝다. 조중동 문화일보 국민일보 등 이들 모두 논조도 그렇고, 북에 대해 너무 모른다”고 주장했다.

최 주필은 “북한에 편견이 있고, 북한을 가보지 못했고, (자신들의) 이데올로기가 있고, 이해관계가 있고, 자신들의 정체성이 뭐냐를 생각하지 못한채 자꾸 거짓을 보도한다”며 “일본의 산케이와 요미우리도 그렇다. 뿌리가 같다. 일본도 전쟁범죄를 청산하지 못했다. 역사청산을 못했기 때문에 그런 언론들이 버젓이 (그런 보도를) 한다. 이들이 하는 말은 다 같다. 반공, 반북이다. 뿌리가 친일이라는 점은 같다”고 말했다.

최 주필은 일본에 특파원으로 있는 조선일보나 한국 주류매체의 취재요청도 거의 없다며 “만나도 서먹서먹하다”고 말했다. 천안함 사건을 두고 최 주필은 “물적 증거도 그렇고 발표된 모든 것이 북한 소행 가능성은 1%도 없다. 100% 아니다. 그렇게 믿는다”며 “김영철씨(노동당 부위원장, 통일전선부장. 북남관계 고위급대표)가 천안함 사건이 일어났을 때 평양에서 기자회견했다. ‘우리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 공동조사팀 보내겠다’고 하니 남쪽에서 거절했다. ‘당신들, 북한이 했다고 하는데, 공동조사팀을 왜 안받느냐’고 따졌다”고 주장했다.

▲ 최관익 조선신보 주필이 지난 3일 남북해외 공동사진전 평양이 온다(민플러스 주관)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민플러스
▲ 최관익 조선신보 주필이 지난 3일 남북해외 공동사진전 평양이 온다(민플러스 주관)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민플러스
고 장성택 전 북한 노동당 행정부장으로부터 ‘중국 군부로부터 위성정보를 받아 천안함을 공격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전 대북공작원 박채서(암호명 흑금성)씨 주장을 두고 최 주필은 “어뢰폭발로 인한 버블과 물기둥 100미터가 있어야 하는데 없고, 물고기 죽은 것도 없으며, 폭발로 인해 타고 있었던 사람들이 고막이 터진 것 역시 없다”고 주장했다.

최 주필은 여수 출신 아버지와 경상도 출신 어머니를 둔 재일교포 2세로, 태어나 처음 68년만에 한국에 왔다. 최 주필을 포함해 조선신보 소속 언론인 4명은 지난 2일 방한해 민플러스가 주관한 ‘평양이 온다’ 사진전을 마치고, 5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다음은 지난 3일 저녁 최관익 조선신보 최 주필과 일문일답 요지다.

▲ 조선신보 소속 언론인들과 6.15 남측위원회 언론본부 소속 언론인들이 지난 3일 서울 프레스센터 언론노동조합 사무실에서 간담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 조선신보 소속 언론인들과 6.15 남측위원회 언론본부 소속 언론인들이 지난 3일 서울 프레스센터 언론노동조합 사무실에서 간담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조선일보 등 주류언론 보도 태도에 대한 견해)

-조선일보와 우리 주류언론의 북한 보도에 대한 견해는.

“너무 한심하다. 가짜뉴스이고, 조작하는 것. 보고 싶지도 않고, 뻔한 데 참 안타깝다. 조중동, 문화일보, 국민일보 어찌 그리 한심한지.”

-어떤 면에서 그런가

“모두 그렇다. 논조도 그렇고, 북에 대해 너무 모른다.”

-북한의 실상과 대외정책을 모른다는 것인가

“우선 편견이 있고, 가보지 못한 것이 있고, 이데올로기가 있고, 이해관계가 있고, 자신들의 정체성이 뭐냐를 생각하지 못하고 자꾸 거짓을 보도한다. 일본의 산케이 요미우리도 그렇고, 뿌리가 같다. 친일파(의 뿌리다). 일본도 전쟁범죄를 청산하지 못했다. 역사청산을 못했기 때문에 그런 언론들이 버젓이 하고 있다. (한국 언론도) 똑같다. 산케이와 요미우리 조중동이 뿌리가 같다. 역사를 청산 못했어요. (그런 상태서) 하는 말은 다 같다. 반공, 반북, 친일이 같다”

-이번 김정은 위원장 답방과 관련해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답방하는 것은 정치적 쇼나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들 신문의 주장인데.

“북핵이라고 하는데, 미국핵이죠. (북한이) 작은 나라지만 어떻게 미국에 대등하게 만날 수 있겠는가. 미국은 북한을 없애려 하고, 핵 위협을 하지 않았느냐. 그러다 지난해 11월29일 북한의 국가 핵무력 완성이 분수령이 됐다. 그 때문에 트럼프가 나왔다.”

-하지만 지난 4.27 선언에 남북정상이 한반도 비핵화에 합의했고, 9월 평양선언에도 핵을 폐기하겠다고 한 것 아닌가. 조중동 등은 ‘미국핵이든 북한핵이든 한반도 핵을 폐기하기로 약속했는데 그것을 지킬 수 있는 가시적인 선행조치를 북한에게 먼저 하라’는 요구이다. 안하면 믿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핵폐기는) 한다. (미국이나 조중동 등의 요구는) 일방적인 얘기다. 미국의  제재부터 해제하라. 북한이 인류 역사의 교훈을 가장 살린 곳이라 생각한다. 가난하게 살아도 마음은 뿌듯해야 한다.”

-위 주장은 조선일보의 지속적인 논리인데, 그 주장이 틀렸다는 것인가.

“조중동 문화일보 국민일보 사람이 한 자리에 모이면 강의하겠다. 강의할 마음의 준비가 있다. 그 정도로 너무 한심하다.”

-그런 조선일보나 남한사회 주류 매체에서 취재를 요청한 적도 있었나.

“거의 없다. 일본에도 (남한 언론) 특파원이 있는데, 만나도 서먹서먹하고 서로. 특파원하고 안맞다. 만난 적도, 취재도 없다.”

-취재 내용을 서로 공유하거나 교류하지도 않는가.

“조중동이 조선학교에 대해 바른 소리하면 만나자고 하고 싶은데, 일체 안한다. 만나봐야… 북한에서는 조중동을 상대 안한다. 조중동에 몸을 담았다고 하면 믿지 않는다. 그렇지만 조중동 안에도 이런 기자가 있다, 용기를 내서 파문을 일으키는 글을 쓰면 ‘그런 기자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개인이 뚫고 나가야 한다.”

-그걸 북쪽도 다 알고 있다는 말이냐.

“그렇다. 조중동은 상대 안한다.”

-북한에 대한 보도가 마음에 안들고, 잘못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인건가.

“역사 자체에 뿌리를 봤을 때, 북은 뿌리부터 분석한다. 어떻게 보도하든 들으나마나라고 여긴다. 북측은 전략적으로 역사적으로 본다. 지금 뭐가 벌어지고 있다, 무슨 말했다에 개의치 않는다.”

(남북언론교류)

-남북언론교류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보느냐.

“6‧15 남측위원회 언론본부가 공식 창구를 통해 뚫고 나가야 한다. 한국정부가 (공식창구를) 하고 있지 않느냐. 조선에 설득해야 한다. ‘목숨바치라’ 그래야 믿는다. 정부도 대북관계를 대담하게 해야 뚫고 갈 수 있다. 그렇게 결단내려야 한다.”

-국내 언론들이 평양지국을 개별적으로 신청해왔는데

“JTBC와 합의했다. 연합뉴스나 진보진영도 하는데, 따로 따로 해선 안된다. 진보진영끼리 뭉쳐서 창구를 만들어서 해야 한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견해)

-천안함 관심이 많다고 했는데, 직접 취재하지는 못했을 것 아니냐

“책도 보고 동영상이나 영화도 봤고, 별별 것 다봤다. 조선신보사 기자들은 그거에 관심이 많다.”

-미디어오늘도 알고 있었나.

“안다. 인터넷에 등록하고 본다.”

-북쪽에서는 (천안함 공격을) 확실히 안했다는 건지, 아니면 말로만 부인하고자 하는 것인지.

“물적 증거도 그렇고 발표된 모든 것이 북한 소행 가능성은 1%도 없다. 100% 아니다. 그렇게 믿는다. 김영철씨(노동당 부위원장, 통일전선부장. 북남관계 고위급대표)가 천안함 사건이 일어났을 때 평양에서 기자회견했다. ‘우리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 국제기구 대표에게 우리가 공동조사팀 보내겠다, 가겠다’고 하니 남쪽에서 거절했다. ‘당신들 북이 했다고 하는데, 왜 받지 않느냐, 공동조사팀 왜 안받느냐’는 것.”

-김영철 부위원장이 당시 정찰총국장이지 않았나. 박채서씨(흑금성이라는 암호명을 쓰는 전 대북공작원)는 장성택 전 북한 노동당 행정부장이 자신에게 “중국 군부로부터 위성정보를 제공받아 천안함을 공격했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장 전 부장은 사망했으니 확인할 길은 없으나 대북공작원이 이런 주장을 하니 믿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물리적으로 1%라도 가능성이 없다”

-어떤 면에서 그렇다고 생각하나.

“누가 어떻게 폭발했나? 어뢰? 버블과 물기둥 100미터가 있어야 하는데 없다. 물고기 죽은 것도 없다. 폭발로 인해 타고 있었던 사람들이 고막이 터진 것 역시 없다”

-정부 설명은 수중에서 폭발이 있었기 때문에, 버블의 팽창과 수축으로 배를 부러뜨린 뒤 마지막에 워터제트에 의한 물기둥이 솟구쳐 천암함을 파괴시켰다는 이론이다. 물 속에서 폭발했기 때문에 압력이 배 안에 있는 사람에게까지 전달이 안됐으니 당연히 코와 귀에 영향을 주지 않았고, 물기둥은 지나가면서 올랐으니 못봤을 수도 있으며 물고기는 떠내려가버렸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 시간대 그 장소로 추정되는 곳에서 1.5규모의 지진파도 감지됐다. 이 요건을 갖추려면 폭발밖에 없다는 게 정부의 논리이다.

“폭발이 일어났는데, 1번 매직 글씨가 남아있을 수 있느냐.”

-정부발표에 그런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국방부라도 해외조사단까지 포함시켜 발표한 결과인데, 이를 반박하려면 치명적 허점이나 조사과정이 완전히 잘못됐다는 것을 밝혀야 한다.

“(정부 발표가 틀렸음이) 증명됐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조사결과의 잘못을 인정하고 재조사를 통해 다시 규명하지 않는한 이대로 묻히게 된다. 이를 뒤집으려면 북한의 경우 북한이 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해보이면 된다.

“안했다는 것을 뭘로 증명하느냐”

-합조단은 북한에 있는 해군기지에서 잠수함 2척이 사고 2~3일 전에 사라졌다고 했고, 사고 이틀후에 복귀했다고 보고서에 썼다. 북한 정보를 파악한 것을 토대로. 잠수함이 왔다가 돌아갔다는데, 그런 잠수함이 있는지, 있다면 어디를 가서 어디로 왔는지, 갔다면 어뢰를 발사한 것인지 등을 조사해서 그 결과를 밝히면 된다. 그동안 남쪽에서 나온 얘기들 말고, 북한만이 입증할 수 있는 게 있어야 한다. 과거에도 충돌이 빈번했던 지역이기 때문에 북한이 했을 것이라고 생각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 답방시 그런 설명을 할 수도 있는 것인가.

“모른다. 김영철씨한테 인터뷰하세요. 속시원하게 물어보라.”

-당연히 아니라고 하지 않겠는가.

“북은 같이 조사하자고 한다. 요구하는 것 다 들어줄테니 조사하자고 했으나 남측이 안받았다. 합동조사단 조사가 엉터리라고 했다. 우리는 100% 못믿는다.”

-심증은 있겠지만, 보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은 북한이 했느냐 안했느냐 둘 중 하나다. 남북관계가 화해로 가려면 5.24조치가 해결해야 한다. 그 원인이 된 천안함 사건의 의문이 해소돼야 한다. 북한이 했다면 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하고, 안했다면 진실을 밝혀야한다.

“당시 러시아 전문가들이 왔다. 보고서에 북한이 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부서진 모습을 보니 어뢰는 아니다’라고 했다. 중국 총리가 왔을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북한이 했다고 했으나 중국 총리는 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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