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이경호, 새노조)가 차기 감사 후보자 가운데 적임자가 없다며, 특히 이화섭 전 KBS 보도본부장의 감사직 지원을 두고 ‘웃픈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KBS 감사 후보자 공모를 진행한 KBS 이사회는 오는 7일 서류심사를 통해 후보자를 압축한다. 오는 12일 최종면접을 거쳐 감사 후보자 1인을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효성, 방통위)에 임명제청할 예정이다.

새노조는 지난달 28일 성명을 통해 “그의 변신이 가히 볼만하다. 이화섭 전 보도본부장을 두고 하는 말”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이고 공직임명 결격사유가 없다면 누구든 지원하는 것이야 자유겠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지원해도 된다고 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S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자료사진
▲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S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자료사진

이 전 본부장은 KBS 보도가 불공정하다고 비판 받았던 이명박 정부 시절 KBS 보도본부으로, 앞서 전국언론노조가 발표한 ‘언론장악 부역자’(2차) 명단에 올랐다. 2010년 KBS ‘추적60분-4대강 편’ 불방과 KBS ‘뉴스9’ 박재완 청와대 정무수석 논문표절 의혹 보도 삭제 등에 관여한 인물로 지목되는 등 여러 논란을 샀다.

새노조는 “이랬던 분이 퇴임 후 몇 년 뭐하고 사나 했더니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에 들어간다는 소문도 들렸다”며 “이번에는 KBS 감사에 응모했다. 그냥 웃픈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새노조는 다른 감사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적임자가 딱히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새노조는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승승장구 KBS 요직을 차지했던 인물들은 아예 논외로 치자. 그렇다고 당시 이런저런 이유로 요직을 맡지 않았던 인물들도 그다지 신통치 않은 게 사실”이라며 “감사로서 전문성이 있는 듯 보이면 개혁성이 의문시되고, 개혁성이 있는 듯 보이면 전문성에서는 합격점을 주기 힘들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새노조는 “차기 KBS 감사 역할은 당연히 지난 9년간의 적폐를 청산하고 KBS 개혁을 완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노조는 “개혁 의지는 말이 아닌 과거 자신의 행적에 녹아 있었어야 한다”며 “KBS 이사회와 방송통신위원회는 본부노조의 이 같은 고민을 고려해 어느 인물이 차기 KBS 감사로 적임자인지 심사숙고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번 KBS 감사 후보자 응모자 명단에는 강선규 전 KBS 비즈니스 사장, 김거성 전 경기도교육청 감사관, 김규태 전 KBS 시사정보팀장, 김석두 전 KBS 기술본부장, 김순태 전 서울시청 청렴계약 옴부즈만, 김영헌 KBS 시큐리티 사장, 김윤로 전 KBS 경영지원센터장, 송성근 전 KBS 방송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신기섭 KBS 인천사업지사, 왕현철 전 KBS 미디어 감사, 이원태 전 KBS 수신료정책국장, 이윤복 전 KBS 재무국장, 이화섭 전 KBS 보도본부장, 진규동 전 KBS 공영성평가부장, 허진 전 KBS 재팬 사장을 비롯한 16명(가나다 순)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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