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르헨티나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청와대는 30일 “한미 정상회담이 30일(오늘) 오후 3시15분부터 양자회담장에서 열리는 것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한국 시간으로 1일 새벽 3시15분이다.

문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G20 회의에 참석 중이다. 우리 정부의 관심사는 2차 북미정상회담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문제 등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회담을 갖는 것이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은 미국의 승인이 필요한 내용은 아니지만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와 긴밀히 연결돼 있어 한미 조율을 거쳐 구체적 방남 일정이 결정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북미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확인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으로부터 김 위원장 답방을 포함해 남북관계 문제를 경청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백악관은 양국 정상의 만남이 ‘풀 어사이드(pull-aside)’ 즉 약식회담이 될 것이라고 밝혀 격 논란이 불거졌고 이에 따라 양 정상간 의견 교환이 심도 있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쏟아졌지만 결국 양자회담으로 확정됐다.

약식회담은 다자회의 중 짧은 시간 이뤄지는 회담으로 형식이 정해진 게 없다. 반면 양자회담은 공식 회담의 성격이 강하고 긴 시간 이뤄진다. 배석자도 회담의 중요한 요소다.

청와대는 “일단 개최시간만 확정했다. 나머지 형식 등은 추가 협의 후 결론이 나면 말씀 드리겠다”고 전했다.

양자회담 개최가 확정됐다는 건 양국 정상이 긴 시간 동안 만나 논의하고 풀어야 하는 문제가 많다는 뜻이다. 그만큼 양자회담을 통한 결과물에 기대할 게 많다는 얘기다.

▲ 지난 5월22일 오후(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 지난 5월22일 오후(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김정은 위원장 답방의 구체적 시기에 말을 아껴온 것도 미국과 조율이 남아서라는 분석인데 한미 정상이 회담을 하면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연내’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이 실현돼 남북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 메시지를 다시 한번 도출해내고 이어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는 그림이다. 한반도 비핵화의 구체적인 시간표와 그에 따른 상응조치에 합의하면서 실질적인 비핵화 프로세스가 시작되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 답방은 지난 26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전이 좋을지 후가 좋을지 어떤 게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가져오는 데 효과적일지 여러 생각과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부정적인 기류가 흘렀다.

김의겸 대변인은 30일 오전 브리핑에서 12월 12~14일께 서울 답방이 추진 중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 중이며 결정이 난 건 없다”고 말했다. 북미정상회담 전후로 나눠 언제가 좋을지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입장에서 연내 추진 가능성에 대해 열어두겠다고 입장이 바뀐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김 대변인은 서울 답방 날짜를 제안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제안이라고 특정할지 모르겠지만 의견을 서로 교환하고 있다”고 말해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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