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비공개로 북한을 방문 중이라는 기사가 오보로 밝혀졌다. 정 전 장관은 기사가 나간 시점에 자신의 집에 있었다.

29일 오전 7시28분 연합뉴스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방북…김정은 답방 물밑 논의 주목’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선양의 한 교민 증언을 인용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어제 선양을 경유해 북한 평양에 도착한 것으로 안다”며 “정 전 장관이 대한항공 KE831편으로 선양에 도착 후 고려항공 JS156편으로 평양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는 선양에 있는 연합뉴스 특파원이 작성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 정세현 전 장관은 한국에 있었다. 정 전 장관은 29일 오후 CBS라디오 ‘정관용의 시사자키’에 출연해 “수요일 내내 감기 몸살 때문에 집에 누워 있었다. 그런데 아침에 갑자기 사방에서 전화가 오길래 뭐가 기사가 나왔나 그랬더니 내가 평양에 들어간 걸로 기사가 나왔더라”며 황당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중국 선양의 교민 발언은 어떻게 저리 구체적일 수 있었을까. 확인 결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측 간부들이 연합뉴스 보도에 등장했던 비행기편으로 28일 평양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교민이 이 일행에 정 전 장관이 포함됐다고 착각한 것이 오보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현재로선 가장 높은 상황이다. 연합뉴스는 29일 오전 사과문을 내고 기사 전문을 취소했다.

▲ 연합뉴스의 사과문.
▲ 연합뉴스의 사과문.
정 전 장관은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다시 한 번 빨리 해서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을 해서 또다시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을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드는 게 좋다, 그런 얘기를 했기 때문에 아마도 그런 얘기를 자주 하는 사람이 평양 가면 설득이 되지 않겠는가 그런 희망적인 관측이 결국 그런 기사를 낳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해당 기사를 썼던 연합뉴스 기자와 통화한 적이 없다며 “좀 무책임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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