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위원장 이주열 한국은행총재)가 1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저금리정책은 지난 정부에서 장기간 운용되면서 대출이 폭등하고, 그 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려 부동산 값을 다시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계속된 요인으로 지목됐다. 몇 개월 전부터 이 같은 지적이 제기됐으나 한국은행은 금리인상을 하지 않다가 이번에 결정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30일 오전 22차 위원회(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여덟번째 회의)를 열어 다음 통화정책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1.50%에서 1.75%로 상향조정해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금리인상은 지난해 11월 0.25%포인트를 인상해 기준금리를 1.5%로 유지한 뒤 동결해오다 1년 만에 이뤄졌다.

금통위는 금리인상 요인의 하나로 “가계대출은 10월 들어 증가규모가 확대되었으며, 주택가격은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대책의 영향으로 오름세가 둔화되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의 증가규모가 줄어들지 않는 것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8일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동영상 갈무리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8일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동영상 갈무리
국내경제를 두고 금통위는 “설비 및 건설투자의 조정이 지속됐으나 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수출도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면서 대체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판단된다”며 “고용 상황은 취업자수 증가규모가 소폭 늘어나는 등 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금통위는 “국내경제의 성장흐름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가 둔화되겠으나 소비는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수출도 세계경제의 호조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금통위는 소비자물가 인상을 두고 “농산물 및 석유류 가격의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2% 수준을 나타내었다”며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목표수준 내외를 보이다가 다소 낮아져 1%대 중후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세계경제의 흐름을 두고 한국은행은 3/4분기중 성장세가 다소 약화됐으나 대체로 양호한 성장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국제금융시장도 일부 취약 신흥국의 금융불안은 다소 완화됐다고 봤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당분간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인상의 필요성은 지난 9월 이낙연 국무총리,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을 중심으로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한국은행에 금리를 내리라는 기사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을 낳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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