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29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2018평양남북정삼회담 후 보도된 대담프로그램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에 행정지도인 ‘권고’를 결정했다.

엄성섭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 앵커는 지난 9월20일 방송분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2018평양남북정상회담 당시 발언이 예의상 발언이라고 보기에는 대통령의 위치가 너무 큰 것 같다. 김정은을 두고는 후한 평가를 하면서 이승만·박정희에 대해서는 왜 이렇게 박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한 후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전직 대통령 두 명이 지금 감옥에 갔는데 김정은은 과연 적폐일까요, 아닐까요? 흥분했다면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 9월20일 자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 갈무리
▲ 9월20일자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 갈무리

심영섭 위원은 해당 발언을 외교적 수사라고 지적했다. 심 위원은 “엄 기자는 북한에 출장을 가게 된다면 김일성 동상에 페인트 던질 건가. 욕을 할 건가. 아니지 않나.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은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이냐”고 질문했다.

윤정주 위원도 “만약 엄 앵커가 저를 싫어해도 제 앞에서 뭐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는 곳에 가서 정치범수용소, 공개처형 등의 문제를 어떻게 할 거냐고 물을 수 없지 않겠냐. 많이 나간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날 의견진술에 출석한 엄성섭 앵커는 문 대통령을 비판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엄 앵커는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정책은 동조하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과거 대한민국에 해왔던 적대 행위가 평화 정국이라 해서 다 잊히면 안 된다는 일부 의견이 있어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박상수 위원은 “북한의 과거 행적을 문제 삼으려면 문제가 많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문 대통령이 평양연설에서 김 위원장을 치켜세운 건 외교적 수사다. 엄 앵커의 말만 들으면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 같다. 주의해달라”고 말했다.

심의위원들은 북한의 과거 행적을 지적할 수는 있지만, 사회자가 균형을 잃고 감정적으로 발언할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정부여당 추천 심의위원 3인(허미숙·심영섭·윤정주)은 행정지도 ‘권고’를, 자유한국당 추천 전광삼 상임위원과 바른미래당 추천 박상수 위원은 행정지도 ‘의견제시’를 결정했다. 행정지도는 의견제시, 권고 순으로 수위가 높다. 권고를 받은 이후 같은 사안이 반복되면 법정제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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