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미디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미화 논란을 부른 한반도 평화 관련 종이교구 제작이 과실이었다며 사과와 감사 계획을 밝혔다. EBS 미디어는 EBS 교육·문화 콘텐츠 활용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다.

정호영 EBS 미디어 사장(대표이사)은 27일 입장문을 통해 “최근 한반도 평화 관련 종이교구로 혼란을 초래한 데 깊이 사과드린다. 상황 파악 즉시 해당 교구재의 온·오프라인 상품 판매를 즉각 중지했으며 관련 제품을 전량 회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논란과 관련한 후속 조치로는 내부 가사를 통한 경위 파악과 관련자 징계, 긴급 이사회에서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밝혔다.

정호영 사장은 “이번 종이교구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개발한 4종(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시진핑 주석) 세트 상품이다. 지난 10월 출시해 700개를 판매했다”며 “종이 교구를 통해 한반도 평화 중요성을 이해시키고자 했던 당초 기획 의도와 달리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인식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고의가 아닌 당사의 과실임을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정 사장은 “이번 일을 거울삼아 EBS 미디어는 한층 품격 있는 콘텐츠를 서비스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 EBS 미디어가 지난달 출시한 '한반도 평화 시대를 여는 지도자들' 종이 입체퍼즐 시리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미화한 설명으로 논란이 돼 판매 중지 및 전량 회수 조치됐다. 사진=EBS 미디어
▲ EBS 미디어가 지난달 출시한 '한반도 평화 시대를 여는 지도자들' 종이 입체퍼즐 시리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미화한 설명으로 논란이 돼 판매 중지 및 전량 회수 조치됐다. 사진=EBS 미디어

EBS 미디어는 지난달 ‘한반도 평화 시대를 여는 지도자들’ 종이 입체퍼즐을 출시했다. ‘사람을 생각하는 대한민국 대통령’(문재인), ‘수완 좋은 사업가이자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강한 중국 만들기를 위한 노력 중국의 주석’(시진핑), ‘세계 최연소 국가 원수’(김정은) 등 4명의 국가 정상으로 구성된 시리즈로, 각 인물에 대한 설명이 첨부됐다.

김정은 위원장과 관련해서는 독재자로서의 과오 설명 없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자리에 오름 △2018년 4월27일 남북정상회담 개최 △2018년 6월12일 북미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보장 합의 등 긍정적인 측면만 부각해 ‘독재자 미화’ 비판을 받았다.

지난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교구 논란을 두고 “저도 우려를 갖고 있다”며 “EBS에 문제가 있는 것은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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