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저널리즘토크쇼J’가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을 중국으로 지목한 SBS 등의 보도를 두고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이 점점 줄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라며 잘못된 보도라고 비판했다. 이에 SBS가 “서울시의 미세먼지 측정 결과와 분석을 바탕으로 꼼꼼히 취재한 결과”라고 반박했다.

이정훈 KBS 기상전문기자가 지난 25일 저널리즘토크쇼J에서 문제 삼은 SBS 보도는 지난 1월5일자 “지난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지 추적하니…모두 중국발”이란 리포트다. 24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100㎍을 넘긴 이른바 고농도 미세먼지가 지난해 서울에 8일 발생했는데 서울시 분석 결과 모두 중국에서 넘어왔다는 내용이다. 평소엔 외부 유입이 55%지만 고농도 미세먼지 때는 72%로 증가하는 만큼 중국과 협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 25일자 KBS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저널리즘토크쇼J'
▲ 25일자 KBS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저널리즘토크쇼J'

이정훈 KBS기자는 “설령 바람의 시작이 중국이라도 그대로 한국에 오는 게 아니라 서해를 거치면 선박에서 각종 오염물질을 포함하고, 정확히 알 순 없지만 북한에서도 오염물질이 나오며, 한국 충남서해안지역에도 화력발전소가 많은데 이게 더해진다”며 “출발점이 중국이었다고 고농도 미세먼지가 모두 중국발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KBS는 미세먼지가 중국 탓이라고만 보기 어렵다는 기사를 써왔고, 정책의 효과가 있으려면 효과적인 개선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미세먼지가 과거보다 심해지고 있다는 식의 보도는 문제”라며 “2000년대 초반이 지금보다 미세먼지가 많았고 성분이 나빠졌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에 해당 보도를 한 정구희 SBS 기자는 지난 26일 취재파일을 통해 “SBS가 기사에서 고농도 사례의 경우 중국 등 외부영향이 72%나 된다고 했고, 국내 영향은 28%라는 뜻”이라며 “지난해 8일간의 서울 고농도 미세먼지 사례가 왜 중국발인지 기사에서 설명했고, 이는 서울시 분석 결과이며 자료의 출처까지 밝혔는데 KBS가 이를 잘못된 기사라고 했다”고 비판했다.

▲ 25일자 KBS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저널리즘토크쇼J'
▲ 25일자 KBS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저널리즘토크쇼J'

정 기자는 “KBS가 계속 강조하는 ‘국내 요인 미세먼지’에 대해 이미 2014년부터 2018년까지 SBS가 쓴 기사는 수백개”라며 “해당 기사는 올해 초 중국발 먼지가 자주 넘어오는 시기였기 때문에 취재해 보도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왜 KBS가 중국 입장을 대변하는 모양새로 ‘중국발 미세먼지 기사’만 콕 짚어 문제 삼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정훈 KBS기자는 저널리즘토크쇼J에서 SBS 보도 뿐 아니라 “미세먼지 예보가 3일치만 나오고 있고 기간이 길어지면 정확도가 떨어진다”며 JTBC가 다음주 미세먼지를 예고한 부분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경제신문에서 미세먼지를 다루며 국민의 건강보다는 재벌과 산업을 걱정하는 관점으로 보도하는 행태를 문제 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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