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후 한국언론진흥재단이 경주 더케이호텔에서 주최한 미디어 교육 전국대회에서 오대영 JTBC 기자는 “가짜뉴스를 어떻게 판별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직접 가짜뉴스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답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전국 미디어 담당교사·강사들이 미디어를 활용하고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미디어 교육 방법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자리였다. 오대영 기자는 최근 중요성이 높아진 팩트체크와 관련한 코너를 이끌고 있어 1부 토크콘서트 패널로 참석했다.

오대영 기자는 “성급한 일반화를 하거나 연관이 없는 개별 사실을 연관짓는 방식으로 가짜뉴스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북한에 쌀을 퍼줘서 쌀값이 올라갔다는 의혹의 경우 쌀값이 정상화되는 국면과 남북평화 국면이 시기가 겹쳤을 뿐 아무 연관이 없다.

▲ JTBC 뉴스룸 팩트체크 화면 갈무리.
▲ JTBC 뉴스룸 팩트체크 화면 갈무리.

JTBC 뉴스룸의 팩트체크는 어떻게 제작될까. 오대영 기자는 “팀원이 5명 있다. TV에는 저 혼자 나오지만 오전 8~9시부터 시작해 12시간 정도 준비해 방송 하나를 만든다. 기성언론, 정치인, 유튜브 등을 보며 오류가 있는지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요즘은 젊은 세대와 중장년층이 두루 많이 접하는 유튜브에 잘못된 정보가 상당히 많다”며 “거의 24시간 유튜브를 모니터링한다”고 했다.

토크콘서트 패널들은 미디어 교육이 ‘공급자적 관점’에 머무른 점과 교육 자체가 활성화되지 않은 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정훈 경기도교육청 장학사는 “언론쪽에서 학교 현장에 들어온다. 그런데 교육학적 토대가 없다. 교육은 아이들의 수준과 발달단계에 맞춰야 한다. (지금의 교육이) 언론인을 키우기 위한 교육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아이들 수준을 고려한 단계적 미디어교육이 이뤄질 때 학교 현장에서 더욱 힘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경 미디어교육 강사는 “수업 때 신문을 지원 받는데 대상에 따라 맞춤형으로 오는 게 아니라 일반 신문이 일률적으로 온다. 차별화된 신문, 학생 수준에 맞는 신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대영 기자는 “댓글이 의견을 전달하는 통로를 넘어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으로 확대됐다. 1인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누구나 정보제공자가 되는 상황”이라며 댓글, 1인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 미디어교육 전국대회 토크콘서트. 왼쪽부터 양정애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 연구위원, 강정훈 경기도교육청 장학사, 강용철 경희여중 교사, 오대영 JTBC 기자, 김현경 미디어 강사, 김민건 서울대 재학생.
▲ 미디어교육 전국대회 토크콘서트. 왼쪽부터 양정애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 연구위원, 강정훈 경기도교육청 장학사, 강용철 경희여중 교사, 오대영 JTBC 기자, 김현경 미디어 강사, 김민건 서울대 재학생.

양정애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강사의 재량이나 관심에 따라 산발적으로 교육이 이뤄지는 게 문제”라며 “독립교과로 만드는 게 해결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비판적 시각도 많다. 학생들에게 부담만 키울 수 있다. 기존 교육 커리큘럼 안에 미디어 교육을 비중있고 체계적으로 연결짓는 방식이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크콘서트가 끝난 후 열린 개회식에서는 미디어 교육 활성화를 강조하는 축사가 이어졌다.

민병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은 “‘가짜뉴스’라는 허위정보가 쉽게 만들어지고 퍼지고 있다. 필터버블, 정보편식으로 두터워지는 확증편향도 큰 문제”라며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국가적 과제”라고 밝혔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 도종환 문화부 장관, 손석희 JTBC 대표이사는 영상 축사를 보냈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정보의 홍수 시대, 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미디어 교육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미디어를 분별력 있게 이용하고 책임있게 활용하는 미디어 리터러시가 더욱 중요하다. 미디어 교육이 활성화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과거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사람으로서 미디어교육의 중요성을 실감한다. 아이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미디어 정보를 올바르게 생산하고 소비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손석희 JTBC 대표이사는 “미디어 교육이라는 이야기를 30년 전부터 들었다. 아직도 미디어 교육을 잘해야 한다고 모두들 말씀하시고 필요성에 공감하신다. 잘 된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리도 노력해야 하고, 교육현장에 계신 분들이 미디어를 잘 소비하는 방법을 학생들과 논의하는 시간을 조금씩 늘렸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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