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씨가 생성하고 활동했다고 본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와 관련해 의혹 해소 방안으로 트위터 본사를 통한 계정주 확인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이재명 지사는 김혜경씨가 직접 트위터 본사에 계정 소유 여부를 확인하면 의혹이 해소되지 않겠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상식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며 “그 계정(‘혜경궁 김씨’ 계정)은 제 아내의 것이 아닌데 어떻게 물어보나. ‘그건 내 것이다’라고 인정하는 건데. 그게 프레임이고 함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언론은 “혜경궁 김씨 계정주를 확인하기 어렵다면, 계정주로 지목된 김혜경씨가 트위터 본사에 직접 자신의 이름과 이메일로 된 계정이 있는지, ‘혜경궁 김씨’ 계정이 자신의 것이 맞는지 확인을 요청하면 된다. ‘억울하다’는 김씨와 이재명 지사가 논란을 가장 확실하게 해소할 수 있는 방법”(한겨레)이라고 지적한다.

우선 ‘혜경궁 김씨’ 계정주가 특정 개인의 계정주라고 확인해줄 의무가 트위터에 없다. 트위터 본사는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가지고 있다. 트위터 코리아 측을 통해 전달된 본사의 입장은 “개인 정보 및 보안상의 이유로 개별 계정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는다”며 “익명으로 소통하거나 필명으로 사용하는 것은 트위터 창립 이후 핵심 원칙으로 지켜지고 있으며, 이는 트위터가 자랑스러워하는 것이다. 익명으로 제시할 수 없는 경우, 전 세계 일부 지역에서는 사용자의 생명이 위험에 처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트위터는 비실명제 서비스를 원칙으로 한다.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가입시 정보도 제한된다. 익명을 바탕으로 한 범죄 가능성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있긴 하지만 트위터 운용 원칙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최소 정보만 취급된다는 게 본사의 설명이다.

트위터 본사는 “가입 절차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등 트위터의 익명성을 악용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트위터에 가입시, 이메일 주소 혹은 전화번호 인증을 거치는 것도 방법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런 기준에 따라 ‘혜경궁 김씨’ 계정주를 어느 특정인으로 것으로 확인해줄 수 있냐고 문의했을 때 트위터 본사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트위터 가입시 적는 이메일 주소 혹은 선택적 번호를 두고 반드시 특정 개인의 계정주로 확정할 수 있는 정보가 아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혜경궁 김씨’가 트위터에 사용한 khk631000@gmail.com 메일 계정은 주민등록번호 없이도 가입된다.

트위터 입장에서 보면 ‘혜경궁 김씨’의 계정주는 제3자의 계정주일 뿐이다. 누군가가 ‘혜경궁 김씨’ 계정주가 자기라고 주장할 순 있지만, 자기가 계정주가 아니라고 확인해달라고 요청한다면 김씨와 ‘상관없는’ 개인정보를 제공할 의무는 더더욱 없다.

특히 트위터 입장에서 ‘혜경궁 김씨’ 계정주 의혹은 사람의 생명이 위태롭고 시급성을 따지는 사안이 아니다. 오히려 ‘혜경궁 김씨’ 계정으로 올라온 내용은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트위터 서비스 원칙으로 보면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한다. 트위터 입장에선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가 김혜경씨를 사칭한 것도 아니라서 이를 확인해줄 이유도 없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씨가 경찰에 출석하는 모습. ⓒSBS보도화면 갈무리.
▲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씨가 경찰에 출석하는 모습. ⓒSBS보도화면 갈무리.

다만, 트위터 본사는 “법 집행기관을 위한 전용 연락 채널이 있으며 단계별 절차 및 법률을 준수해 접수된 법적 요청에 응답한다”고 밝혔다.

과거 미국 법무부의 협조 아래 트위터 본사를 거쳐 특정 트위터 계정주가 주고 받았던 DM(다이렉트 메시지) 자료를 우리 수사당국이 넘겨받은 적은 있다. 지난 2017년 8월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피고인의 혐의를 밝혀줄 증거 자료로 수사 당국은 범행 전후로 한 피의자 두 명의 트위터 다이렉트 메시지 대화 내용을 넘겨받았다.

당시 검찰은 “미국 법무부에서 트위터 본사로부터 이번 사건의 두 피고인 A양과 B양의 DM 대화 내용을 전달받을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살인이라는 중대한 사건에서 피고인들이 범행을 계획하고 은폐하려는데 트위터 플랫폼을 사용했고 트위터 자료를 통해 범죄 진상을 알 수 있었다는 점에서 두 사람으로 특정된 계정주를 찍어 관련 정보를 제공받은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혜경궁 김씨’ 계정주 의혹 해소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김혜경씨가 사용한 휴대폰을 검증하는 것이다. 이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4월 휴대폰을 교체했고 현재 휴대폰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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