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KBS 사장 후보가 부산방송총국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에서 유흥을 즐겼다는 의혹에 입장을 정리했다. 지난 3월 최초로 문제가 제기된 지 약 9개월 만이다.

양 사장은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KBS 사장 후보 인사청문회에서 “최대한 기억을 떠올리고 그날 저녁 회식에 참석했던 이들의 증언을 듣고 이를 토대로 결론을 내렸다”며 “1차로 횟집 회식에 참석했고 이후 노래방에서 16만원 상당 비용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아직도 기억이 명확하지 않지만 결제 시간과 그날 대부분 참석자들의 증언으로 미뤄볼 때 술을 마시거나 노래를 부르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양 사장은 “그럼에도 참사 당일 그런 모임을 가졌던 것은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며 “이 부분 세월호 유가족 분들에게 사과를 드렸고, 의원과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송구하다. 다시 한 번 저를 돌아보고 KBS를 이끄는 데 더 엄격한 기준으로 삼겠다는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 양승동 KBS사장 후보자. 사진=노지민 기자
▲ 양승동 KBS사장 후보자. 사진=노지민 기자
그러나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양 사장 답변을 믿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대출 의원은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서 그나마 사과한 건 다행”이라면서도 “기억은 명확치 않지만 종합한 결과 노래방에 들러 결제했다. 결제 위해 잠시 들른 것처럼 빠져나가는 표현을 했는데 진정한 사과라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최연혜 의원은 “KBS 직원들은 집단 기억상실증에라도 걸린 것인가”라고 말했다.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4·16가족협의회)는 지난 3월 노래방 논란에 입장을 밝힌 바 있다. 4·16가족협의회는 당시 “(양 후보는) 의혹의 사실 관계를 있는 그대로 밝히는 동시에 최대 공영방송 KBS를 정상화해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각오·의지·계획을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자유한국당의 비판과 관련해 “이들(한국당) 주장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심에서 우러난 것이라면 박근혜의 당일 행적, 당시 정부의 말도 안 되는 대처, 조직적으로 이뤄진 진상 조사 방해, 끊임 없는 피해자 모독 등 자신들이 자행하거나 비호했던 행위들을 먼저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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