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페이스북에서 김용태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의 발언을 반박했다.

김용태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은 1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상곤 전 교육부장관의 자녀 대학 특혜입학 의혹을 제기한 뒤 사실관계가 잘못돼 사과한 바 있다. 그런데 김 사무총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조국 민정수석을 지칭한 듯 박원순 서울시장 자녀의 전과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아들이 병역회피 의혹으로 항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거 기억하실 것이다. 그런데 또 박원순 시장의 자녀가 국립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 진학했는데 그 이후 매우 이례적으로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운을 뗐다.

그리고 이어 김 사무총장은 “매우 이례적으로 서울 법대로 전과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사실 그 학교 관계자나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런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한다”며 “저는 이것도 우연의 일치이길 바란다. 다만 그 당시 서울법대 교수는 지금 우리 이 정권의 실세 중의 실세인 분이라고 하는 것도 지금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법대 교수이고, 현 정권의 실세 중 실세는 조국 민정수석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조 수석이 박원순 서울시장 자녀의 전과에 도움을 준 특혜 당사자라는 의혹이다.

이에 조국 민정수석은 페이스북에서 “2006년 박원순 시장의 딸이 서울대 미대에서 서울대 법대로 전과하는 과정에서 ‘당시 서울법대 교수 현재 정권의 실세’가 개입하였다는 주장을 하였다. 이는 2011년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나를 적시하며 펼친 황당무계한 주장의 반복”이라고 지적했다.

조국 수석은 “이번 기회에 2011년 밝혔던 사실을 다시 밝힌다. 박원순 시장의 딸은 2006년 2월 전과하였는데, 나는 2005.7.1-2006.6.30 미국 하버드 옌칭 연구소에 방문학자로 머물고 있었으며, 전과과정에 일절 관여, 개입한 바 없다. 또한 나는 박 시장의 딸을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다”며 “정치적 비판이나 야유는 편파적이거나 과장되더라도 감수한다. 그러나 허위중상은 감수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1월 14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원, 검찰, 경찰 등 3대 권력기관 개혁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유튜브 생중계 갈무리.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1월 14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원, 검찰, 경찰 등 3대 권력기관 개혁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유튜브 생중계 갈무리.

조국 수석은 “‘당시 서울법대 교수 현재 정권의 실세’가 누구를 가리키는지 적시해주길 바란다. 나를 지목한 것이 아니라면 누구를 지목한 것인지 밝혀주길 바란다”고 썼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자녀가 서울대 미대에서 법대로 전과한 배경에 의혹이 제기된 때는 지난 2011년이다. 당시 강용석 의원은 블로그에 “서울시장 보궐선거 기간 중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셨던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박원순 시장의 딸이 서울대 미대에서 서울대 법대로 전과를 했다는 점이다. 저도 참 이상했다. 미대에서 법대로 전과를 해? 어떤 댓글에서 보니 음대에서 의대로 전과한 것보다 더 이상하다고 한다”며 서울대 재직 중인 교수와 통화 내용을 공개하고 전과 리스트 현황 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조국 민정수석은 이 같은 내용이 자신과 연결돼 특혜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되자 발빠르게 SNS를 통해 차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용태 사무총장은 같은 원내대책회의 자리에서 “숙명여고 사태의 당사자, 김 모 교사가 얼마 전 사퇴한 김상곤 전 교육부총리 딸의 담임이었다는 것이 현재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며 “그런데 이 딸이 서울의 명문사립대 그것도 치과대학에 합격하였는데 이 학교의 그 학과는 학종과 수시로 뽑는 곳이라는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김용태 사무총장은 관련 발언을 하고 두시간 만에 “SNS상 의혹을 사실관계 확인 없이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한 것에 대해 김상곤 전 부총리와 그 따님 그리고 숙명여고 교사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사실상 근거없는 의혹 제기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사과하기에 이르게 된 것이다.

교육부와 김상곤 전 장관 측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의 자녀들은 숙명여고를 나왔지만 시험 답안 유출 혐의를 받는 김모 교사는 담임교사가 아닌 걸로 확인됐다. 김 사무총장은 학종을 언급하며 대학 입학특혜 의혹을 제기했지만 입학사정관제는 2008년 도입됐다. 김 전 장관의 자녀 나이로 보면 대입을 치른 시기는 1995년과 1999년 사이다. 또한 김 전 장관 자녀 중 치과대학에 입학한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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