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만 18세 선거연령 하향 법 통과를 요청하러 민주당 지도부를 찾은 만 18세 고등학생을 만났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김종민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비롯해 김해영·박광온·박주민 최고위원과 함께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했다. 이 간담회엔 서채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와 김다빈(18) 고등학생도 참석했다.

홍 원내대표는 “(선거연령 하향은 민주당이) 오래전부터 논의해 온 사안으로 국회가 여러분이 나서기 전에 마무리했어야 할 일인데 여러분이 애쓰고 있는 점은 미안하고 아쉽게 생각한다”며 “만 18세 이상부터 병역의무 이행과 공무원 시험 응시 등을 할 수 있는데도 선거권 행사만 못 하게 막는 것은 청소년의 헌법적 권리를 막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회에서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걸 반대하는 유일한 정당은 자유한국당”이라며 “한국당도 이런 청소년의 열망을 받아서 앞으로 입장을 바꾸지 않을까 기대한다. 나도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정개특위를 통해 선거연령 하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 지난 3월5일 우원식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시민사회단체회원들과 국회 정론관에서 선거연령 18세 하향 조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손을 잡고 있는 모습. 사진=노컷뉴스
지난 3월5일 우원식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시민사회단체회원들과 국회 정론관에서 선거연령 18세 하향 조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손을 잡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자신을 충남의 한 고등학교에 다닌다고 소개한 김다빈 학생은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가 지난 6월 지방선거에 꼭 투표할 수 있도록 농성도 하고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 사실상 한국당의 반대로 청소년이 투표를 못 하게 됐다”며 “주변 청소년이나 활동가들이 볼 때 한국당이 큰 발목이긴 하나, 민주당도 선거연령 하향에 눈에 띄는 활동을 못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선거연령 하향에 국민적 관심을 끌기 위해 민주당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홍 원내대표 말대로 청소년 선거 연령 하향은 (민주당이) 20년 동안 말하고도 실현하지 못해 많은 청소년이 정치적 권리를 박탈당하고 자신의 권리를 어른들에게 맡기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배경내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도 “정개특위가 지금 세 번째 구성돼 활동에 들어갔는데 일각에선 ‘정치적 알리바이 기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시민이 국회를 봐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기회조차 정개특위가 아무 성과 없이 마무리되면 시민의 실망감은 분노로 발전할 기로에 서 있다. 이제 노력이 아닌 결단을 내려야 하고 총력을 기울여 합의를 이끌어낼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홍 원내대표는 “정말 미안하고 부끄럽다. 나도 만 18세 선거권 문제는 정치인으로서 반드시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오늘 얘기를 듣다 보니 난 뭘 했나 반성하게 된다”며 “이번 정개특위에서 다른 법안은 좀 안 되더라도 선거연령 인하는 합의하는 대로 입법 하려고 한다”고 약속했다.

홍 원내대표는 “나도 원내대표 때 만 18세 선거연령을 인하라는 업적이라도 하나 만들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우리가 작전을 잘 짜서 이 법안을 우선적으로 통과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여러분도 밖에서 고생 많이 했지만 좀 더 응원해주고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청와대에서 열린 첫 여야정 상설협의체 회의에서 발표한 합의문에도 “선거연령 18세 인하를 논의하고 대표성과 비례성을 확대하는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선거연령 인하를 국회에서 논의해 달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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