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자본감시센터가 13일 론스타의 국세 재포탈 의혹과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이 국세를 불법 환급해줬다며 국세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또 스티븐 리 전 론스타코리아 지사장이 체포됐을 때 범죄인도요청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박균택 전 법무부 검찰국장 등도 직무유기로 고발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이날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론스타가 외환카드 합병을 이용해 4124억 원의 법인세를 포탈해 국세청이 1836억 원과 가산세를 추징하자, 김앤장과 함께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이후 이재후 대표 변호사가 이명박 후원회장을 맡았고, 이 대통령의 당선 뒤엔 한승수 김앤장 고문이 국무총리가 됐다. 김앤장은 이후 윤증현 전 금융감독원장을 영입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윤 전 원장을 두고 “자신과 론스타의 불법 행위를 철저히 보호해 왔다”고 주장했다.

한승수 전 국무총리를 두고 투기자본감시센터는 한 전 총리가 론스타 외환은행에 조세심판원에 청구한 사건의 심판관을 교체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조세심판원은 2009년 9월4일 외환은행이 청구한 사건에 대해 세금 3245억 원을 환급하기로 결정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이를 두고 국세횡령이라고 주장했다.

외환은행 탈세 의혹의 공소시효를 두고 투기자본감시센터는 법인세 납부시점인 2007년 3월31일이 아니라 조세심판원의 불법결정으로 환급을 받은 2009년 9월4일에 조세포탈이 종료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공소시효는 이 때부터 15년 후인 2024년 9월4일까지라고 주장했다.

한편, 스티븐 리 전 론스타코리아 지사장이 지난해 8월6일 이탈리아에서 체포됐다가 같은달 18일 밀라노 법원에서 석방됐다. 법무부는 스티븐 리가 석방된 뒤인 같은달 22일에 범죄인 인도청구를 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15년 스티븐 리를 적색수배 요청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인터폴에 적색수배된 자가 체포되면 즉각 경찰청 인터폴 담당자 시스템 화면에 그 사실이 알려주게 되므로 모를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박균택 법무부 검찰국장, 이준섭 경찰청 외사국장 등 5명의 책임자를 범죄은닉과 공무집행방해,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 투기자본감시센터 윤영대 공동대표 등이 13일 서울중앙지검에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을 국세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윤영대 공동대표
▲ 투기자본감시센터 윤영대 공동대표 등이 13일 서울중앙지검에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을 국세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윤영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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