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사립유치원들이 MBC ‘PD수첩 – 사립유치원은 법이 없습니다’ 편에 대해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결과는 PD수첩 방송 예정일인 13일 저녁께 나온다.

경기도 소재 사립유치원 2곳은 지난 7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PD수첩’ 사립유치원 편과 이후 ‘뉴스데스크’ 등 프로그램을 통한 방송, 재방송, 광고, 판매, 인터넷 게시를 막아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13일 방송 예정인 PD수첩은 앞서 17개 시·도교육청 감사를 거부하거나, 수사가 진행 중이거나, 법원으로부터 무혐의·불기소 처분을 받은 유치원들의 비리 의혹을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문제가 있었음에도 제도적 맹점 등으로 법적 책임을 회피한 사례들이다. 앞서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달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감사에 적발된 1146곳의 유치원 명단을 홈페이지에 공개해 유치원 교비를 사적으로 사용한 유치원 실태를 밝힌 바 있다.

▲ 13일 방영 예정인 MBC 'PD수첩 - 사립유치원은 법이 없습니다' 예고편 갈무리.
▲ 13일 방영 예정인 MBC 'PD수첩 - 사립유치원은 법이 없습니다' 예고편 갈무리.

제작진은 “한 교육청에서 유치원 특정감사 실시 중 감사를 거부하거나 비리 규모가 중하다고 판단돼 수사기관에 고발한 18개의 유치원 명단과 회계처리내역을 입수하여 집중 취재했다”며 “국가지원 급식비 항목에 랍스터와 킹크랩, 심지어 개 사료를 구입한 내역이 확인된 유치원을 비롯해 고급 양복과 호텔 스파, 명품 식기까지 유치원 법인카드로 초호화 생활을 즐긴 유치원, 설립자의 자녀를 유치원의 직원으로 앉혀 일반 교사는 꿈도 못 꿀 돈을 월급으로 지급한 유치원들까지 유형은 다양했다”고 예고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이덕선 위원장 비리 의혹과, 한유총이 정부 재정지원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제기하는 주장의 모순점, 이를 비호하는 일부 정치인들의 문제점 등도 담길 예정이다.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유치원들은 정작 방송 내용에 포함되지 않은 곳들이다. 유치원들은 “프로그램 내용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기 때문에, 피신청인이 방송하고자 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PD수첩’ 또는 ‘뉴스데스크’ 방송 내용에 유치원이 포함될 가능성 및 방송 내용이 왜곡·편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유치원은 “일부 사립유치원 비리가 연이어 보도되면서, 오랜 기간 성실하게 아이들 교육을 위해 헌신해 온 사립유치원들마저 비리의 온상이라는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방송이 이뤄지고 나면 일일이 설명해 오해를 풀 수 있는 방법 또한 사실상 전무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속칭 ‘신상털기’”에 대한 우려도 강조했다.

▲ 13일 방영 예정인 MBC 'PD수첩 - 사립유치원은 법이 없습니다' 예고편 갈무리.
▲ 13일 방영 예정인 MBC 'PD수첩 - 사립유치원은 법이 없습니다' 예고편 갈무리.

박건식 PD수첩 팩트체크 팀장은 “유치원 측에서는 ‘18개 (유치원)’라는 표현도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했다”며 “크게 걱정하지는 않지만, 배심판사 한 명이 ‘집단적 명예훼손’ 해당 여부를 물었다”고 전했다.

박 팀장은 “유치원들 중에서는 진짜 억울한 경우도 있을 것이고 제도를 악용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오히려 감사에 응했던 곳들은 성실히 응했는데 비리 유치원 명단에 오르고 (교육청에) 시비건 곳은 빠졌다고 주장하기도 한다”며 “가장 큰 문제는 법과 제도적 미비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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