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2기 경제팀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꾸려졌다. 아침신문은 이 소식을 1면에 다뤘다. 다음은 12일자 아침종합신문 1면 관련 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컨트롤타워다” 김수현 “투톱 같은 말 안 나오게 할 것”
국민일보 : “경제‧사회정책 통합 포용국가 비전 정립” (머리)
동아일보 : 김수현 “경제부총리가 사령탑… 원팀 돼 일할 것”
서울신문 : 김수현 “포용국가로 간다… 속도‧균형은 조절” (머리)
세계일보 : 김수현 “큰 틀의 방향 전혀 수정할 계획 없다”
조선일보 : 홍&김 “내년 경제 어렵겠지만 소득주도성장 수정 계획 없다”
중앙일보 : 성장 2.3%로 낮춰도 새 투톱 “위기 아니다” (머리)
한겨레 : 김수현 실장 “소득주도성장 수정 계획 없다”
한국일보 : 홍&김, 경제협의체 만들어 한목소리 내라 (머리)

2기 경제팀은 소득주도성장 정책 기조를 이어간다면서도 속도조절을 내비쳤다. 김수현 정책실장은 11일 취임 뒤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는 분리할 수 없이 묶인 패키지다. 속도나 성과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큰 틀의 방향에선 전혀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홍남기 후보자는 9일 기자들과 만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두고) 논쟁보다는 추진을 해나가되, 일부 의도치 않은 문제가 제기되면 조정‧보완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 정책에 대해선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 공약‘이 어렵다고 대통령께서 언급하셨으므로 이미 속도조절이 된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청와대는 경제부총리 ‘원톱 체제’로 역할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수현 실장은 “더는 투톱 같은 말이 나오지 않도록 엄중히 대처하고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했다. 홍남기 후보자도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왼쪽)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조선일보 12일자 3면
▲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왼쪽)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조선일보 12일자 3면

신문들이 내놓은 우려는 서로 다른 시각에서 나왔다. 보수신문은 소득주도성장 때리기를 이어갔다. 반면 한겨레는 관료주의에 밀려 당초 정책기조를 약화해선 안 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등의 정책의 결과 “참사에 가까울 정도로 고용지표가 악화되고,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의 불만이 터져나왔다”고 했다. 동아는 “새 경제팀은 경제실험에 가까운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친노조-반시장에 치우친 정책기조부터 점검”하라고 주문했다. 중앙일보도 ‘“소득주도 성장 수정 없다”…새 경제팀의 상황 인식 불안하다’라고 사설 제목을 뽑았다.

한국일보는 ‘경제정책 전반 재점검과 문제점 보완’을 주문했다. “주요 경제정책이 국민 호응을 얻지 못한 중요한 이유는 현장과 소통 부재 탓”이었다며 “시급히 반시장 정서를 불식하는 게 민간활력 복원의 첩경임을 잊어선 안 된다”고 했다. 사실상 정책을 이행하기 전에 시장과 ‘조율’하라는 주문이다.

한겨레는 2기 경제팀이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제 지표 악화에 대한 조급증으로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약화하고 관료주의적 경기부양으로 회귀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는 것을 청와대는 유념하길 바란다.”

경향신문은 소득주도성장 기조가 정부 출범 이래 뒷걸음질했다고 짚었다. 8면 ‘“협치로 우클릭 포장” 갈수록 험악해지는 노동계‧여권’에서 정부의 보수야당과 타협이 노동계 반발을 불러왔다고 했다. “전통적으로 규제완화 입장인 보수야당과 집권 뒤 ‘규제완화를 통한 경제활성화’로 태도를 바꾼 여권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규제완화’ ‘노동정책’이 여야 협치 단골 메뉴에 오르고 있고, 그 때마다 노동계가 ‘우클릭’이라며 여권에 특히 반발하는 사례가 공식저럼 되풀이되곤 한다.” 경향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5월)와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9월), 최근 합의된 탄력근로제 적용 범위 확대가 당초 재계와 보수야당의 요구였다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 12일자 8면
▲ 경향신문 12일자 8면

다수 신문이 ‘원톱’ 체제에 기대를 걸었다. 경향신문은 4면에서 앞서 홍 후보자의 말을 두고 “수정을 자주 언급해온 김동연 부총리와는 결이 다른 발언으로 소득주도성장을 둘러싼 청와대와의 불협화음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서울신문은 사설에서 “왕수석이 왕실장이 됐다는 말이 나올 만큼 실세라는데 정책 운용 방향과 경제부총리와의 관계 등에 대해 이렇게 발언하니 다소 안심이 된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경제부총리가 원톱임을 김실장이 분명히 했”다는 점이라고 했다. 한겨레와 한국일보도 청와대와 내각이 소통해 성과를 내길 바란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예외였다. 조선은 “벌써 김 정책실장이 ‘왕 실장’으로 불리고 있다”며 “결국 관건은 문재인 대통령이 누구에게 힘을 실어주느냐에 달려 있다. (…) 두 사람 간의 위상이 어떻게 될 지는 얼마 안 가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 조선일보 12일자 사설
▲ 조선일보 12일자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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