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 메인뉴스가 ‘삼성 분식회계 의혹’은 침묵하고 ‘삼성 폴더블폰 공개’는 환영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메인뉴스를 대상으로 모니터링를 실시한 결과 TV조선·채널A·MBN은 지난 8일 일제히 삼성 스마트폰 신제품인 폴더블폰을 홍보하는 내용의 뉴스를 내보냈다.

반면 종편 메인뉴스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 복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내부문건을 공개하며 분식회계 의혹을 주장한 것을 두고 한 건도 보도하지 않았다. TV조선과 MBN은 정론관 복도 기자회견 당일 온라인뉴스로 기사를 썼으며 채널A는 온라인뉴스로도 이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다. 지상파 3사와 JTBC 메인뉴스는 7일과 8일에 거쳐 이 소식을 보도했다.

종편 3사는 내년에 출시되는 삼성 폴더블폰을 언급하며 제품 고유의 특징과 장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리포트 제목부터 “‘접었다 폈다’ 스마트폰…‘한미중 삼국지’”(TV조선 뉴스9) “접는 스마트폰…중국과 정면 승부”(채널A 뉴스A) “펴면 태블릿 접으면 스마트폰”(MBN 뉴스8) 등 접는 폰의 장점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 사진= 지난 8일 TV조선, MBN, 채널A 메인화면 뉴스 갈무리
▲ 사진= 지난 8일 TV조선, MBN, 채널A 메인화면 뉴스 갈무리

TV조선 뉴스9은 “접었을 땐 스마트폰, 펼치면 7.3인치 태블릿이 된다. 앱 3개를 동시에 띄울 수 있다”며 폴더블폰의 기능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수십만 번 접었다 폈다를 반복해도 성능이 유지된다는 플라스틱 신소재로 만들어졌다. 여러 앱을 동시에 사용할 수도 있다”(채널A) “휴대할 땐 작게 접어 다니고 동영상을 감상할 땐 크게 펼쳐 볼 수 있다. 폴더블폰의 돌풍이 예상된다”(MBN) 등 다른 종편의 보도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같은 내용은 삼성전자가 같은 날 발표한 내용과 판박이다. 삼성전자는 8일 폴더블폰 홍보 보도자료를 내고 기능을 부각해 “디스플레이가 수십만 번 접히고 펴지는 과정을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졌고 동시에 3개의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TV조선은 신제품 공개시점에 주목하며 ‘삼성’ 입장에서 보도하기도 했다. MBN이 “로욜레에 이어 삼성과 화웨이, LG전자 역시 경쟁에 가세할 예정인데, 앞다퉈 뛰어드는 이유는 널찍한 화면으로 동영상을 많이 보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며 경쟁 상황을 설명한 반면 TV조선은 “2013년 휘고 접히는 화면을 선보였지만, 출시엔 신중했다”며 삼성에 감정을 이입했다.

민언련은 “삼바 분식회계 의혹에 침묵했던 TV조선‧채널A‧MBN은 약속이나 한 듯 삼성전자의 신제품 공개를 1건씩 보도했다”며 “삼성에게 불리한 보도는 등장하지 않고 유리한 보도만 쏙쏙 골라서 진행하는 양상이 또다시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이 같은 보도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10일에도 TV조선·채널A·MBN은 삼성 갤럭시 노트9 제품 소개를 메인뉴스에서 다뤘다. 당시에는 “갤럭시 노트9 첫선… 원격조종 S펜 눈길”(TV조선) “만능펜… 베일 벗은 갤럭시 노트9”(채널A) “요술펜의 등장”(MBN) 등의 리포트에서 갤럭시 노트9의 특징인 ‘S펜’을 부각해 보도했다.

이처럼 광고와 같은 효과를 준 방송은 방송심의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 방송심의규정은 △방송프로그램은 방송광고와 명확히 구별되도록 할 것 △특정 상품, 서비스, 기업, 영업장소 등에 대해 자막과 음성, 소품 등을 통해 광고효과를 주는 것 금지 △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상품 등을 소개하더라도 특정업체 또는 특정상품 등을 과도하게 부각해 경쟁업체나 경쟁상품 등에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내용 방영 금지 등이 명시됐다.

올해 출범한 4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종편 뉴스에서 ‘광고효과’를 낸 데 대해 MBN 3건, TV조선·채널A 1건씩 제재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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