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구성원들은 연임에 성공한 한용길 사장과 주요 간부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한용길 사장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전문성·직무수행능력 등을 고려한 인사를 못 했다는 의견이 60%를 넘었다. 연임 전후 모두 인사원칙이 없었다는 의견도 65%나 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지부장 이진성)는 지난 7일 노보에서 구성원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노조 조합원 뿐 아니라 보직이 없는 비조합원까지 포함한 전 직원 410명 중 244명(60%)가 참여했다. CBS지부는 사장 연임 이후인 지난 6월과 9월 인사가 어땠는지 물었다.

구성원들 대다수는 사장이 인사를 못했다고 평가했다. ‘비전·정책 메시지가 담긴 인사’를 못했다는 의견이 64%(못했다 31%, 매우 못했다 33%)였다. 잘했다는 평가는 6%에 불과했다.

▲ CBS 구성원들이 본 한용길 사장 2기 인사. 자료=CBS 노조
▲ CBS 구성원들이 본 한용길 사장 2기 인사. 자료=CBS 노조

전문성·직무수행능력·공정성 등 인사원칙을 지켰는지를 물었는데 응답자의 66%가 부정평가(못했다 31%, 매우 못했다 35%)했다. 잘했다는 의견은 5%였다.

업무성과 평가·보상이 투명·공정·적절성의 경우 58%가 부정평가(못했다 31%, 매우 못했다 27%)했다. 응답자의 4%는 잘했다고 답했다.

인력개발·경력관리를 위해 인사시스템을 잘 운영했다는 의견은 5%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는 69%(못했다 36%, 매우 못했다 33%)였다.

또한 보복·측근·보은인사를 배제했는지 여부를 물었는데 응답자의 60%(못했다 28%, 매우 못했다 32%)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긍정 평가는 7%로 나타났다.

▲ 한용길 CBS 사장. 사진=CBS
▲ 한용길 CBS 사장. 사진=CBS

한 사장 연임 전과 후의 인사를 비교한 항목도 있었다. 연임 전에도 인사 원칙이 없었고 연임 후에도 인사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답변이 65%로 가장 많았다. 연임 전에는 인사 원칙이 있었지만 연임 후에는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답변이 19%로 뒤를 이었다.

이에 CBS지부는 “한마디로 사장 연임 전과 후가 다를 것으로 기대하고 희망했던 많은 직원이 지금 회사 미래에 느끼는 암울함이 담겨있다”고 평가했다.

노조는 회사 전략과 정책·제도를 만들어 조직을 운영하는 핵심 간부(기획조정실장·경영본부장·미디어본부장·선교TV본부장·마케팅본부장)들의 직무·리더십 능력 등을 물었다.

핵심 간부들을 부정 평가(못했다 21%, 매우 못했다 16%)한 응답자가 긍정 평가(잘했다 9%, 매우 잘했다 1%)한 응답자보다 많았다. ‘보통이다’라고 답한 이들은 35%였다.

▲ CBS 구성원들의 주요 간부들 평가. 자료=CBS 노조
▲ CBS 구성원들의 주요 간부들 평가. 자료=CBS 노조

CBS지부는 “33명의 회사 전체 국장급 이상 간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부적절한 인사’로 가장 많이 꼽힌 상위 5명이 1실 4본부장”이라며 “직원들이 사장 연임 이후 인사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적절한 인사’로 꼽힌 3인은 정승권 디지털미디어센터장, 정용선 기술국장, 김의양 전남본부장이었다.

CBS지부는 “지금 CBS의 진짜 위기는 영업이익 적자 그 자체보다 그걸 극복해갈 직원들의 단합과 동력상실”이라며 “이를 되살리기 위해선 뭔가 새로운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 불편을 감수하고 동참하겠다는 동기를 위해 제대로 된 인사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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