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동영상 수요가 나날이 늘어나는 가운데 유튜브가 뉴스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측면에서 유료 OTT(인터넷동영상서비스) 시장이 TV를 대체하기 쉽지 않고 넷플릭스의 영향도 당장은 제한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최근 발간한 OTT 관련 보고서들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유튜브 3건 중 1건이 정치·시사

‘주요 OTT 서비스의 영상콘텐츠 제공현황 및 모니터링 정례화의 필요성’ 보고서는 유튜브 인기영상을 분석한 결과 정치시사분야 콘텐츠 비중이 최대 36%에 달한다고 밝혔다. 인기영상은 유튜브 첫화면에서 ‘인기영상’탭을 클릭하면 나오는 영상 리스트로 맞춤형 콘텐츠가 제공되는 메인화면과 달리 모든 이용자에게 같은 콘텐츠를 배열한다. 유튜브에 따르면 조회수, 조회수 성장률, 동영상 게시 기간 등을 반영해 알고리즘이 배열한다.

KISDI는 유튜브 인기영상을 두 기간으로 나눠 매일 50건씩 분석했는데 6월 지방선거 직전 4일에는 정치분야 콘텐츠가 일 평균 15.5개로 나타났고 지방선거 이후 4일 동안은 평균 9.5개로 나타났다. 선거기간 때 정치시사 콘텐츠가 더 많긴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인기영상의 5분의 1가량이 정치시사 콘텐츠였다. 유튜브가 사실상 뉴스 플랫폼으로서 기능한다는 점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 11월6일 유튜브 인기영상 가운데 하나인 '신의 한수' 갈무리.
▲ 11월6일 유튜브 인기영상 가운데 하나인 '신의 한수' 갈무리.

▲ 미디어오늘이 지난 7월 보름 동안 조사한 유튜브 인기영상 450건의 장르별 순위. 디자인=이우림 기자.
▲ 미디어오늘이 지난 7월 보름 동안 조사한 유튜브 인기영상 450건의 장르별 순위. 디자인=이우림 기자.

앞서 미디어오늘이 지난 7월 같은 방식으로 유튜브 인기영상 30건을 보름 동안 분석한 결과 전체 450건 가운데 뉴스·시사 콘텐츠는 143건에 달했다.

[관련기사: 유튜브 ‘노회찬 타살’ ‘문재인 뇌출혈’ 허위정보 적극 배열했다]

보고서는 “유튜브가 ‘세상 돌아가는 상황’에 대한 사람들의 궁금증을 충족하는 정보 제공 출처로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으며, 특히 정치적 사안이 쟁점화되는 시기에는 정치 분야의 시사콘텐츠를 제공하는 역할이 더욱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향후 유튜브와 관련한 자율규제 또는 규제 논의를 할 때 다른 OTT사업자와 달리 ‘뉴스 플랫폼’이라는 특성을 고려할 필요성을 드러낸다.

OTT가 유료방송 대체? 아직 힘들다

OTT가 TV를 대체할 수 있을까? 미국에서는 넷플릭스 등 OTT서비스가 두각을 나타내면서 케이블이나 IPTV를 해지하는 ‘코드커팅’이 일어났지만 한국 상황은 다르다.

‘주요 OTT 서비스의 영상콘텐츠 제공현황 및 모니터링 정례화의 필요성’ 보고서는 “OTT 서비스는 유료방송의 대체재가 되기에 다소 미흡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되었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TV와 같은 실시간 채널을 전방위적으로 제공하는 사업자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가장 유력한 사업자인 지상파의 실시간 채널은 지상파의 공동출자로 만든 푹(POOQ)에서만 서비스하고 있다. 반면 CJENM의 콘텐츠는 CJENM이 운영하는 티빙과 통신3사의 OTT서비스에서만 운영하고 있다. 플랫폼이 없는 종편은 푹과 티빙, 통신사 OTT에 실시간 채널을 제공하고 있다.

보고서는 “향후 지상파 3사 채널의 확보 문제가 해결되거나 지상파 콘텐츠의 경쟁력 저하가 발생할 경우 OTT 서비스가 기존 유료방송을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넷플릭스, 한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글로벌OTT사업자의 국내진입에 따른 미디어 생태계 영향’ 보고서는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 영향을 분석하는 내용이다. 넷플릭스는 2018년 3분기 기준 글로벌 가입자 1억3710만명에 달한다. 미국에서는 ‘코드커팅’을 주도해 2017년 케이블 가입자를 추월했다.

보고서는 “유료방송 서비스는 실시간채널 및 한국콘텐츠 중심인데 반해, 넷플릭스는 VOD와 미드 및 해외작품 중심”이라며 유료방송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봤다. OTT 간 경쟁 구도에서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제공하는 콘텐츠 특성이 달라 영향이 제한적일 수도 있다는 게 보고서의 평가다.

▲ CJ계열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의 신작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넷플릭스와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해외에 진출했다.
▲ CJ계열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의 신작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넷플릭스와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해외에 진출했다.

또한 보고서는 △미국의 경우 유료방송 가격이 높아 넷플릭스의 차별성이 있었지만 국내 유료방송은 저가구조라 차별성이 없고 △ 유료방송의 넷플릭스 제휴모델의 경우 이미 여러 사업자들이 제휴를 맺거나 추진하고 있어 차별 효과가 감소한다고 내다봤다.

오히려 넷플릭스가 ‘프로그램 제작 및 거래 시장’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넷플릭스가 △콘텐츠 사업자에 해외시장 유통망 역할을 해 안정적 해외 매출에 기여하고 △한국 콘텐츠 제작에 따른 수요 증가로 창작자·제작자의 협상력을 증대시키고 △한국 콘텐츠 해외 매출을 늘려 창작·제작자에게 돌아가는 몫을 늘릴 수 있고 △국내 방송사들이 경쟁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열악한 노동조건 등 제작 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를 일부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보고서는 “해외시장 판매에 있어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넷플릭스 해외 유통망 독점화에 따른 국내 콘텐츠 제공사업자의 협상력 약화 가능성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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