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냉면 발언과 선글라스 낀 임종석 비서실장의 자기 정치 행보 등이 도마에 올랐다. 사실상 청와대를 향한 야권의 총공세 자리가 됐다. 국회 운영위는 6일 대통령 비서실, 국가안보실, 청와대 경호처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열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임종석 실장에게 칼둔 칼리파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면담을 한 적이 있느냐고 물은 뒤 “이 사람들이 이낙연 총리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찾지 않고 임종석 실장을 찾는다. 임 실장이 대통령 다음의 최고의 권력자라는 것을 인정하느냐”고 캐물었다.

임 실장이 국정원장과 국방부장관과 함께 비무장지대를 찾아 유해발굴현장을 점검하고 관련 영상의 내레이션에 참여한 것은 자기 정치라는 비판의 연장선상이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리선권 위원장의 냉면 발언 등을 들어 “굴욕적인 저 자세를 보인 (통일부)장관을 당연히 경질해야 한다. 경질을 건의할 용의가 있는가”라고도 물었다.

이에  임종석 실장은 “제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시점에서 통일부 장관이 그런 정도의 결격 사유에 해당하는 일을 한 건지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의 여야정상설협의체 자리에서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명균 통일부장관의 경질을 요구하겠다고 했지만 대통령에게 직접적으로 요구를 하지 않았다. 대신 이날 국정감사에서 임종석 실장을 상대로 총공세를 폈다.

임종석 실장은 국정원장과 국방부장관과 함께 유해발굴현장을 찾은 것도 적극 해명했다. 임 실장은 남북공동선언 이행 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13차례 회의했고 관련 장관들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점을 강조하면서 “9월말 회의에서 남북간 공동선언으로 합의된 현장을 검증, 격려하기로 회의에서 결정했다. 국방부에 문의해서 유해발굴 현장이 좋겠다고 해서 위원회가 간 것이다. 실장이 장관을 대동하고 갔다라는 설명은 적절한 설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정희 정권 때 특사 자격으로 한일 협정을 체결한 김종필 중앙정보부 부장과 7·4 남북공동성명 채택 당시 특사로 파견된 이후락 정보부장을 예로 들어 “과거 사례가 있는데 왜 (임종석 실장의 유해발굴현장 방문을) 문제를 삼은 지 알 수 없다”며 야당의 문제제기를 반박했다.

이에 임종석 실장은 “오해를 받게 된 것에 대해서는 억울하기보다는 이 자리가 갖는 특수성, 무거움을 되새기겠다”고 말했다.

▲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6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 등 청와대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한 모습.사진=노컷뉴스.
▲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6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 등 청와대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한 모습.사진=노컷뉴스.

임 실장은 선글라스 착용도 “햇볕에 사실 눈을 잘 뜨지 못한다”며 “국군의날에도 UAE를 갔을 때도 꼈었고 현충일 행사 때 이동할 때도 끼고 했었는데 이번에는 좀 오해를 받게 됐는데 옷깃을 여미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비무장지대를 방문했던 모습을 담은 청와대 제작 영상에 최전방감시초소의 통문(입구) 고유번호와 위치가 노출된 것에 대해서 머리를 숙였다. 청와대는 해당 지적을 받고 “동영상에 비공개 대상이 일부 노출된 것으로 확인되어 해당 부분을 수정했다. 면밀하게 살피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임 실장은 “불찰이 있었다. 변명하지 않겠다”면서 “국방부 확인결과 군사 기밀은 아니고 군사훈련상 비공개 대상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임 실장이 탁현민 행정관의 거취와 관련해 “첫 눈이 오면 놓아주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말을 바꿨다는 비판이 나왔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임 실장에게 “말씀 하신 것 지켜야죠. 또 양치기 소년이 되려고 하느냐, 인공눈이라고 뿌려야 되는 건 아닌지 그런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임 실장은 “탁현민 행정관 본인은 자유롭게 삶을 살고 싶어가는 분이다. 제가 붙들었다. 제가 그걸(거취 약속) 따로 약속을 드렸다기 보다 탁혁민 행정관과 함께 겨울까지는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고 말을 바꾼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임 실장은 “제가 조금 더 있어달라고 만류하는 과정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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