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출연자가 남성 출연자에게 술을 따르는 장면을 내보낸 CJENM 채널들이 중징계를 받았다.

지난 8월 tvN, XtvN, OtvN 등에서 방영된 ‘짠내 투어’는 남녀 출연자들이 식사하면서 잔을 비운 남성 진행자 다섯명에게 여성진행자가 마음에 드는 남성을 골라 술을 따르게 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에서 해당 장면이 방송사 자체 심의 때 지적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방통심의위는 “자체심의 과정에서 지적했음에도 이를 여과 없이 방송해 제작진의 성평등 감수성 부재를 드러냈다”며 중징계 배경을 밝혔다.

▲ 5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전체회의. 사진=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공.
▲ 5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전체회의. 사진=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공.

방통심의위는 청소년 보호시간대 방영 여부, 해당 채널의 과거 제재 내역 등을 고려해 과거 유사한 사안의 제재 내역이 있고 청소년 시간대에 방송을 내보낸 XtvN에는 ‘관계자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다. 또 tvN과 OtvN에는 법정제재인 ‘경고’를 의결했다. 다만, CJENM은 보도기능이 있는 방송사와 달리 재허가·재승인을 받지 않기에 ‘경고’ 제재의 실효성은 없다.

올해 출범한 4기 방통심의위는 약자·소수자와 관련한 심의를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상현 위원장은 취임 때부터 방통심의위가 ‘정치 심의’를 지양하고 ‘시청자 보호’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성추행 사건과 관련 일방 주장을 내보낸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와 세월호 참사 희화화 논란을 빚은 MBC ‘전지적 참견시점’에 ‘관계자 징계’를 결정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물론 여전히 관련 심의가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양성평등과 소수자 보호 관련 심의제재 건수는 2015년 9건, 2016년 13건, 2017년 0건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37건으로 늘었다. 4기 방통심의위의 여성 위원은 3명으로 9명의 위원 모두 남성이었던 3기 때보다 구성도 개선됐다. 이전 정부 때인 3기 방통심의위는 오히려 위원들이 심의 도중 “예쁜 아가씨가 왜 저렇게 욕을 해?” “눈요기는 됐다”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한편 이날 강원도 민영방송인 G1TV는 ‘뉴스퍼레이드 강원’에서 원주지역 아파트 분양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 자사의 최대주주인 특정 건설사를 중점적으로 홍보하는 내용을 내보내 법정제재 ‘경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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