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자유한국당발 보수대통합론 등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에서 “확실한 중도개혁으로 새로운 정치의 중심이 된다는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게 당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한국당을 주축으로 한 정계개편 가능성을 일축했다.

손학규 대표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학생들과 간담회에서 “우리나라에 보수 세력이 35% 정도 된다는데 지금 (한국당) 지지율은 20%가 안 된다”며 “그러나 바른미래당은 좌우·영호남·보수진보의 통합과 개혁의 명분을 갖고 있다. 이걸 제대로 뿌리내리고 불을 지피면 다음 총선에서 중도보수, 중도좌파를 포함하는 중도개혁의 기치를 높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편에 적극 나서지 않은 한국당에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한국당은 다음 총선에서 완전히 없어지진 않겠지만 수구냉전 세력의 맨 오른쪽으로 찌그러질 것”이라며 “자신들이 지난 총선만큼 120석은 얻을 거로 생각해 선거법 개정을 안 하는데, 국민은 한국당에 크게 기대를 안 해 다음 총선에선 제대로 맥을 못 출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한국당 생각은 지금 권력구조 개편 없인 선거제도 개편이 안 된다는 것이고, 작은 득표로 많은 의석수를 갖겠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사실 선거법 개정이 정치구조 개혁과 밀접히 연관돼 있어 헌법 개정 이전에 선거법 개정으로 다당제 합의민주주의 제도화 과정을 거치면 대통령중심제도 바꾸지 않을 수 없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겸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겸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선거법 개정을 위한 바른미래당의 복안과 관련해서도 그는 “국회의원 의석 300석 중 비례대표가 100석은 돼야 하는데 현재 253개 지역구에서 53개를 줄이는 게 매우 어려워 360석을 만들자는 게 전문가들 생각”이라며 “이번 예산 국회에서 예산 및 다른 법안과 같이 협의하면서 양당(민주당·한국당)이 양보하는 쪽으로 끌고 가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대학생들과 간담회에서 손 대표는 뿌리와 정체성이 다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하면서 겪었던 통합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손 대표는 “한쪽은 과거 새누리당-한나라당-민정당 쪽 보수의 전통을 이어온 당이고, 또 한쪽은 민주당-국민의당으로 김대중 민주당의 전통을 이어온 당이어서 둘이 합쳐 완전히 하나가 되긴 힘들다”며 “지난 5월 통합되고 지방선거 때 그대로 완전히 두 당이 나뉜 채로 사무처와 사무총장도 따로 있었는데 내가 당대표가 된 후 사무처를 하나로 합쳤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많이 통합됐지만 그래도 지역위원장들 사이에선 ‘한국당 쪽으로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국민의당 출신 중에서도 ‘우리가 제대로 갈 수가 있을까. 과연 호남에서 바른미래당이 한 석이라도 (당선)될 수 있을까’는 우려도 있다”면서도 “정치의 새로운 중심을 잡겠다는 것이 내가 당대표에 나선 뜻이고 나를 대표로 뽑아준 당원의 뜻”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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