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내식 대량 공급차질 사태로 말미암아 박삼구 회장 퇴진까지 내걸었던 아시아나항공노조가 임금교섭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 절차에 들어갔다. 노조는 11월 중 전면파업에 돌입한다.

아시아나항공노조(위원장 심규덕)는 지난 30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유권자 279명 중 264명(94.6%)이 참가해 240명(90.9%) 찬성으로 조합원 과반 동의를 얻어 쟁의행위를 결의했다.

노조는 개표 직후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참석위원 전원 찬성으로 쟁의행위 계획 안건을 인준하고 투쟁결의문을 채택했다.

▲ 지난 7월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No Meal(노 밀)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에서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등 직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민중의소리
▲ 지난 7월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No Meal(노 밀)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에서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등 직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민중의소리

노조는 2018년 임금교섭 최종 결렬에 따라 쟁의권을 확보했다. 아시아나항공노조가 지난 2월 요구한 임금협상은 지난 8월에서야 시작돼 2개월 간 6차례 임금교섭이 진행됐으나 노사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이후 당사자 간 대화만으로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노동쟁의 조정을 거쳤다. 노사 입장차가 커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려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했다.

노조는 기본급 5.1% 인상을 비롯해 추가연장수당지급(승무원 딜레이수당), 임금피크제 직원 평가등급제 폐지 등을 요구했으나 회사는 기본급 4% 인상을 고수하고 그 외 노조의 모든 요구를 거부했다.

노조는 오는 11월 중 전면 파업을 할 예정이다. 투쟁결의문에는 박삼구 회장의 경영실패에 대한 퇴진 요구도 담겼다. 노조는 지난 7월 일방적 기내식 업체 변경에 따른 기내식 공급 차질 사태를 겪으며 2개월 간 ‘직원연대 촛불집회’를 주도했다. 노조는 “부도덕한 오너가 사익을 편취하느라 잘못된 결정을 했지만 관리자들은 비위를 맞추기 급급해 결국 대란이 일어났고 피해는 직원·승객에게 전가됐다”며 ‘박삼구 회장 퇴진’ 구호를 걸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10년 동안 임금은 6번 동결됐고 복지는 대폭 축소됐으며 부족한 인력에 노동강도는 훨씬 강해져 병가자가 속출하고 있다. 조합이 요구하는 임금인상, 직원 복지 개선을 단 0.1%도 인정하지 못한다는 회사의 태도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기본급 인상율 4%와 승호인상분 1% 포함하면 평균 5% 인상율을 제시했고 이는 현재 재무상황 대비 낮은 수준이 아니”라며 “노사간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고, 고객 불편이 생기지 않도록 운항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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