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들이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군부대 선글라스 시찰을 비판하자 국방부장관이 “공군 PX에서 파는 2만원대 선글라스”라고 엄호하고 나섰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9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감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게 “(임종석 실장이) 국군통수권자나 된 것처럼 장차관, 주요 군 지휘관을 대동하고 ‘맥아더 선글라스’를 끼고 그래도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정경두 장관은 “공군 PX에서 파는 2만원대 (제품)”이라고 답변했다.

▲ 동아일보 10면 머리기사
▲ 동아일보 10면 머리기사

동아일보, 정경두 국방장관 “PX에서 파는 2만원대” 해명보도

동아일보는 30일자 10면에 김성태 원내대표와 정경두 장관의 질의응답을 놓치지 않고 “공군 PX에서 파는 2만원대 선글라스”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 동아일보 10면
▲ 동아일보 10면

30일자 여러 아침신문이 임종석 실장의 선글라스 시찰을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이날 10면 머리기사엔 ‘임종석, 자기정치 멈춰라… 靑 넘버2 겨눈 野’라는 제목으로 이를 상세히 보도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말한 청와대 홈페이지 첫화면에 임종석 실장이 등장한 것과 “또하나의 차지철을 보고싶지 않다”는 발언도 소개했다.

조선일보는 동아일보보다 더 세련되게 임종석 실장을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5면에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이례적으로 임종석 실장을 먼저 면담한 사실에 주목해 ‘美비건, 정의용보다 임종석 먼저 찾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 조선일보 5면
▲ 조선일보 5면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책 ‘운명’에서 과거 노무현 정부의 성공과 실패를 회고하면서 “우리가 국민들 손을 꼭 잡고 가는 줄 알았는데, 어느새 우리 손에 국민이 없었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가난한 국민의 손을 꼭 잡고 가는 정부를 만들겠다고 했다. 정치가 듣기 좋은 말만 골라 하는 관료들에게 둘러싸이는 순간 가난한 국민의 손은 온데간데 없다. ‘2만원짜리 PX 선글라스’는 한참 질 낮은 변명이다.

한국일보는 이날 국감장 공방을 좀 다른 시각에서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30일자 6면에 ‘任비서실장 때리기, 차기 권력경쟁 신호탄?’이란 제목으로 이 공방을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정치권에선 올 것이 왔다는 얘기가 나온다. 임 실장의 거취는 당장 문재인 2기 청와대 권력구도, 여권 차기 경쟁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라고 적극 해석했다.

▲ 한국일보 6면
▲ 한국일보 6면

김무성 “버르장머리 없는 놈(리선권)을 혼내야”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2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통일부 국감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평양 남북 정상회담 때 옥류관 행사에서 대기업 총수들이 냉면 먹는 자리에 리선권이 불쑥 나타나 정색하고 ‘아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고 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이를 30일자 1면에 당시 대기업 총수들의 식사 장면 사진과 함께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네까?”라는 제목을 달아 보도했다. 이에 조명균 장관은 “남북관계에 속도를 내자는 의미였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조 장관은 “(리선권 위원장이) 불쑥 나타난 게 아니라 원래 그 자리에 있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6면에도 기사를 이어간데 이어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 북에 이런 모욕까지’라는 제목의 사설까지 실어 북한의 안하무인과 우리 정부의 부실한 대응을 질타했다.

조선일보는 흥분한 국민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의 발언까지 옮겼다. 김무성 의원은 국감장에서 조 장관에게 “이 버르장머리 없는 놈(리선권)을 혼내야 될 것 아니냐”고 호통쳤다.

▲ 조선일보 1면(위)과 사설
▲ 조선일보 1면(위)과 사설

동아일보도 30일자 6면에 관련사진과 함께 조선일보와 비슷한 ‘리선권, 냉명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는 제목으로 보도했지만, 김무성 의원의 ‘버르장머리 없는 놈’이란 발언은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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