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잡월드 임원이 자회사 고용을 반대하는 비정규직 강사에게 ‘자회사 가서 영업활동하면 개인수익이 더 난다’며 설득해 물의를 빚고 있다. 수익 아닌 공익창출에 복무하는 공공기관 임원이 직접고용을 두고 싸우는 직원에게 한 말로 부적절하단 지적이다.

잡월드 이아무개 본부장은 지난 10월 말 경 파업에 참여않고 근무를 선 직업세계관 강사들에게 자회사 고용의 장점을 설득하며 “만약 A씨가 영업해서 2천만원 사업을 따오면 영업이익 10%가 떨어진다. A씨가 200만원 먼저 챙기고, 나머지 1800만원의 n분의1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업 잘 뛰는 사람이랑 못 뛰는 사람이랑 페이차이도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한국잡월드분회는 지난 26일부터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점거농성에도 돌입했다. 사진=한국잡월드분회
▲ 한국잡월드분회는 지난 26일부터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점거농성에도 돌입했다. 사진=한국잡월드분회

A씨가 “수익을 못 내는 직원은 잘리느냐”고 묻자 이 본부장은 ‘영업이익 뺀 수익은 나눠 가지니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이 본부장은 이 외에도 “(곧) 60세 용역노동자가 정년으로 10명 나가면 임금 3천씩 (모두) 3억이 생긴다. 그걸 채용하지 않고 복리후생비로 나눠 쓸 수 있다”거나 “자회사는 직원들이 조금만 움직이면(영업활동 하면) 돈이 된다. 그래서 자회사로 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잡월드 강사 입장에선 고용형태만 변하는게 아니라 영업이 추가되는 등 노동환경이 바뀌는 상황이다. 잡월드 측은 자회사의 위탁사업 수주로 임금 수준이 대폭 개선될 거라 설명하지만, 한국잡월드 노조(공공운수노조 한국잡월드분회)는 직접고용해도 사업은 수주할 수 있고 처우도 마찬가지로 개선될 수 있다 반박한다.

한국잡월드노조는 “지난 4월부터 수차례 면담·협의 요청을 해도 ‘서울랜드(용역업체)와 얘기하라’며 받아주지 않던 원청이 파업을 하니 참여안한 강사를 직접 보러 온 것도 괘씸하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 6개월 간 노경란 이사장과의 4차례 공식면담을 제외하면 원청 관계자와 어떤 실무협의도 하지 못했다.

노조 관계자는 “대체 어떤 공공기관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 자회사를 공공성이 아닌 오로지 수익성을 목적으로 사업을 운영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드러난다”며 “원청 사업운영 편의를 위해 비정규직만 희생시킨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본부장은 “자회사 대표 직무대행을 맡고 있어 강사들을 본 자리에서 말을 건 거지 회유는 지나치다”며 “자회사로 가면 전산·교육 등 각 직군의 위탁사업 수익성은 굉장히 좋을 것이고 만족할만큼 처우도 개선될 것이다. 아직 경험하지 못해서 그렇지, 자회사를 겪어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 말했다.

잡월드노조는 편향적 정규직 전환 논의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며 지난 19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24일부터는 매일 조합원 30명이 돌아가며 청와대 앞에서 노숙농성을 진행 중이다. 노조는 동시에 지난 26일부터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점거농성에도 돌입했다. 오는 11월8일까지 자회사 ‘잡월드파트너즈’에 채용신청을 접수하지 않으면 고용승계는 되지 않는다. 강사 160여명이 대량 해고 위기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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