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방송을 내보낸 채널A가 중징계를 받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25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방송심의소위원회를 열고 지난 8월21일 방영된 채널A ‘김진의 돌직구 쇼’ 에 법정제재 ‘주의’를 건의했다. 법정제재는 방송사 재승인 심사 때 반영되는 방송평가에 감점을 받는 중징계다.

▲ 사진=채널A  김진의 돌직구 쇼 화면 갈무리.
▲ 사진=채널A 김진의 돌직구 쇼 화면 갈무리.

이날 채널A ‘김진의 돌직구 쇼’ 진행자들은 20대 남성이 술에 취해 헤어진 여자 친구와 닮았다는 이유로 귀가하는 여고생을 벽돌로 내리친 사건을 두고 대담을 나눴다. 이 과정에서 패널로 출연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조현병 문제가 있잖아요”라며 선거 유세 때 자신에게 욕한 시민을 언급하며 “나중에 생각해보니 조현병 환자겠구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행정적 조치를 해줘야 시민들의 안전이 보장된다”며 강력 대응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날 방송에서 다룬 사건은 조현병과 무관하고, 조현병이 곧 폭력 범죄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라서 편견을 조장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방송 이후 논란이 불거지자 채널A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의견진술 차 출석한 정용관 채널A 보도본부 부본부장은 “진행자인 김진씨가 조현병 환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저지르는 강력범죄 관리의 중요성과 부실함을 언급했다고 설명했다”며 “일부 환자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국가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 사진=채널A  김진의 돌직구 쇼 화면 갈무리.
▲ 사진=채널A 김진의 돌직구 쇼 화면 갈무리.

하지만 박용진 의원은 방송에서 ‘일부’라고 표현하지 않았다. 윤정주 위원은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조현병 환자를 일방으로 폭력성향이 있는 사람으로 매도하고 폄하했다.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견진술 과정에서 문제 된 대목이 패널의 돌발적 발언이 아니라는 점도 드러났다. 발언이 준비된 것이냐는 지적에 정 부본부장은 “(조현병 관련 내용은) 대본에 있었다”고 답했다.

심영섭 위원은 “의견진술을 듣기 전까지는 (경징계인) 행정지도를 생각했다. 그런데 돌출발언이 아니었다. 조현병을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기 위해 미리 대본을 짜왔다. 사회적 소수자로 볼 수 있는 분들의 보도가 미봉책으로 가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정부여당 추천 심의위원 3인(허미숙·심영섭·윤정주)은 법정제재 ‘주의’를 의결했고 바른미래당 추천 박상수 위원은 행정지도 ‘권고’ 의견을 내 다수의견으로 ‘주의’가 건의됐다. 최종 제재 수위는 방통심의위원 전원이 참석하는 전체회의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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