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메신저 어플리케이션 ‘카카오톡’으로 유명한 IT업체 카카오에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지난 4월 네이버 노조 설립 이후 게임업계로 확대된 IT산업 ‘노조 바람’이 대형 모바일서비스 업체 카카오에까지 불었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지회장 서승욱)는 25일 선언문을 내 노조 설립 사실을 알렸다. 지회는 “우리의 카카오는 정말 안녕한가요?”라며 “각자의 의문과 고민을 가지고 있지만 공동체 내에서 이야기되지 못하고 점점 더 많은 크루들이 카카오라는 공동체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했다.

▲ 카카오 CI
▲ 카카오 CI

지회는 이어 “노조는 정리해고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노조는 일상처럼 회사에 존재하는, 지극히 합법적인 공동체의 한 요소”라며 “최근 카카오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포괄임금제 폐지나 분사에 따른 동의 과정에 대해서도 노조가 아니라면 크루의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모두가 당장 분노를 표현해야만 하는 문제가 아니더라도, 함께하여 우리의 삶을 진전시킬 수 있다면 부딪치고 움직여야 한다”고 밝혔다.

네이버, 넥슨, 스마일게이트 등 IT업체 노조가 가입된 화섬식품노조는 “내부 소통 문화에 대한 불만과 문제 제기가 최근 IT업계에서 노조 바람이 불게 된 공통된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카카오지회 또한 “의사결정의 민주성을 복원하고, 카카오의 중요한 결정에 크루의 의견을 담을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하며 일방적인 지시가 아닌 인권과 자존을 지키며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노조 별칭은 카카오가 직원을 부르는 명칭 ‘크루’를 딴 ‘크루 유니언(krew union)’이다. IT계 노조는 지부·지회 등 공식 명칭보다 별칭 사용을 선호하는 추세다. 네이버노조 별칭은 ‘공동성명’이고 스마일게이트 노조는 ‘SG 길드’를 별칭으로 쓰고 있다. 넥슨노조의 ‘스타팅포인트’는 게임용어에서 본땄다.

카카오 본사 직원수는 2018년 상반기 기준 3000여명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등 19개 국내 자회사와 2개 해외 자회사 법인을 두고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