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이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노조의 정규직화 채용비리 의혹을 다룬 보도가 오보로 확인돼 정정보도문을 냈지만, 정정내용도 잘못돼 노조가 다시 반발하고 있다.

TV조선이 지난 18일 낸 “‘정규직 전환’ 약속받은 인천공항 협력업체, ‘고용세습’ 의혹” 단독보도는 오보였다. 보도는 인천공항지역지부(비정규직 노조) 지부장 아내가 남편이 간부일 때 인천공항 하청업체에 입사했고, 정규직화 중 초고속 승진해 정규직화 순번을 앞당겼다는 의혹이 있다고 했다.

인천공항지역지부 역대 지부장 아내들 모두 인천공항 협력업체에 근무한 적 없다. 지부 산하의 지회(업종·업체별 단위)엔 부부가 같이 근무하는 경우가 있었다. ‘초고속 승진’ 의혹 당사자는 박아무개 현 탑승교지회장 아내 A씨다. A씨는 2010년 인천공항 탑승교 운영 하청업체에 입사해 2017년 2터미널에 있는 새 업체로 이직했다.

TV조선은 A씨가 통상 내규대로 승진한 것을 두고 ‘초고속 승진’이라 잘못 짚었다. A씨 승진 속도는 남들보다 이례적으로 빠르지도 않았고 다른 동료들과 함께 승진했다. 마지막 승진 땐 일부 동료는 팀장·부팀장·소장 등으로 승진했으나 A씨는 대리보다 낮은 ‘사원1’로 올랐고, 그마저도 승진이 아니라 ‘사원2·사원1’ 직급 통폐합 과정 중 자동 ‘사원1’이 됐다. 오보 이후 TV조선의 정정보도도 오보였다.

▲ TV조선은 보도한 지 5일 후인 지난 23일 정정보도를 냈다. 사진=TV조선 캡쳐
▲ TV조선은 보도한 지 5일 후인 지난 23일 정정보도를 냈다. 사진=TV조선 캡쳐

TV조선은 보도한 지 5일 후인 지난 23일 정정보도를 내 “지부장을 지회장으로 바로 잡는다”고 밝혔다. TV조선은 ‘초고속승진’과 관련 “민노총 측은 당시 부인이 승진이 빨랐던 건 사실이지만, 더 빠른 승진 사례도 있었고 승진과 정규직 전환 순번과는 무관하다고 알려왔다”고 보도했다.

노조는 즉시 “정정보도를 빙자해 의혹을 사실로 둔갑시키는 행태를 묵과할 수 없다”고 비판성명을 냈다. 내용 대부분이 오보임에도, 지부장 단어만 지회장으로 바꿔 ‘지회장 부인’이 부정을 저지른 게 사실인 듯 교묘히 방송했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TV조선은 노조가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왜곡했다”고 밝혔다. 인천공항지역지부는 TV조선에 “부인 승진이 빨랐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 적이 없고 18일 보도 관련해 공식 입장도 전달한 적이 없다. 

‘정규직 전환 순번’ 의혹은 공공부문 정규직화 과정을 잘 아는 언론사라면 언급하기 쉽지 않다. 정규직화는 상시·지속적이라 판단된 업무에 속한 전체 노동자가 정규직 전환되는 과정이다. 예로 청소를 맡은 B하청업체가 정규직 대상이 되면 업체의 모든 노동자가 정규직 전환되지, 내부 직급에 따라 순번을 나누지 않는다.

노조는 “TV조선 가짜뉴스 덕에 애꿎은 현장 노동자들만 혼란을 겪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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