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투위는 오늘 자유언론실천선언 44주년을 맞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가 그 기나긴 세월에 저질러온 범죄적 행태를 되돌아보면서 이렇게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창간 100주년을 맞이하는 2020년 이전에 폐간돼야 마땅하다. 이 운동의 주체는 자유언론실천운동에 앞장서온 언론인들과 뜻있는 주권자들이 되어야 한다.”

2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위원장 김종철, 동아투위)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PD연합회,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 44주년 기념식이 유례없는 인파속에 진행됐다. 동아투위 위원들은 이날 “언론의 민주화 없이 나라의 민주화 없다는 명제를 실천하기 위해 이 (폐간) 운동에 언론계 동지들과 시민단체들이 동참하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기념식은 행사 전부터 만석이었다. 최승호 MBC 사장, 정필모 KBS 부사장, 정찬형 YTN 사장을 비롯해 정연주 전 KBS 사장,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권영길 언론노련 초대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 문영희와 이명순 동아투위 위원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자유언론실천선언 44주년을 맞아 성명서를 읽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조
▲ 문영희·이명순 동아투위 위원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자유언론실천선언 44주년을 맞아 성명서를 읽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조
▲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공개된 자유언론실천선언 족자. 사진=전국언론노조
▲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공개된 자유언론실천선언 족자. 사진=전국언론노조

동아투위는 이날 행사에서 1974년 10월24일 자유언론실천선언 당시 내걸었던 족자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은 “자유언론실천선언이라고 쓰인 이 족자를 동아일보 3층 편집국에 있는 큰 기둥에 걸어놓고 선포식을 했다. 1975년 3월17일 대량해고 사태 때 조직폭력배들이 기자들을 공격할 때도 족자를 소중히 여겨 들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 강정문 동아투위 위원의 집에서 어렵게 족자를 찾았다. 만약 어떤 권력이나 언론사 사주가 자유언론을 탄압할 때 (이 족자와) 함께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동아투위는 다시 찾은 ‘자유언론실천선언 족자’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기증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윤영찬 청와대비서실 국민소통수석이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윤 수석을 통해 보낸 축사에서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은 철옹성 같던 유신독재에 대한 용기 있는 결단이었다”며 “오늘 특별히 기억하고 싶은 것은 해직 언론인들의 삶”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분들이 있었기에 한국 언론은 다시 일어설 수 있었고 자존심을 지켰다. 그러나 해직 언론인의 일상은 무너졌고 희생은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했다. 오늘 국민을 대표해 해직 언론인과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대통령 축사를 전하며 개인적인 소회도 밝혔다. 윤 수석은 “1990년 동아일보에 입사했다. 투위와 관련된 이야기는 (사내에서) 전설이면서도 금지였다. 공공연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었지만, 술자리가 깊어갈 때 선배들의 이야기를 나눴다”며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할 수 있게 됐다는 것만으로 영광”이라고 말했다.

▲ 오기현 SBS PD가 정규선 한국기자협회장에게 통일언론상 대상을 받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조
▲ 오기현 SBS PD가 정규선 한국기자협회장에게 통일언론상 대상을 받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조

자유언론실천선언 44주년 기념식에 이어 제24회 통일언론상 시상식과 제30회 안종필 자유언론상 시상식도 열렸다. 올해 통일언론상 대상 수상작에는 SBS스페셜 ‘84년생 김정은과 장마당 세대’(오기현·이윤민 PD), 통일언론상 특별상 수상작에는 내일신문 ‘한반도 평화체제 관련 20회 연속 기획’(김기수· 김상범·정재철 기자)과 KBS 특집다큐멘터리 ‘우리가 태어난 곳’(구상모 PD)이 선정됐다.

오기현 SBS PD는 “한반도의 화해 분위기 조성으로 민간교류에 대해 기대감이 높다. 장마당의 활성화로 북한 경제는 전례 없는 활력을 찾고 있다. 분단의 힘든 역사만큼이나 통합의 과정은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 우리 안에 있는 극단적, 대립적 시각이야말로 반드시 극복해야 할 시급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시각의 차이를 좁혀보고 싶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 MBC PD수첩팀이 안종필 자유언론상 대상을 받았다. 사진=전국언론노조
▲ MBC PD수첩 제작진이 안종필 자유언론상 대상을 받았다. 사진=전국언론노조

올해 안종필 자유언론상 대상 수상작에는 MBC PD수첩 ‘조계종 2부작 “큰 스님에게 묻습니다”’(강지웅·박건식·한학수·강효임 PD·정재홍 작가), 안종필 특별상 수상자로는 언론노조 YTN 지부의 투쟁을 끝까지 마무리한 박진수 기자가 선정됐다.

박건식 MBC PD는 “2010년 최승호 사장의 ‘4대강 수심 6m의 비밀’로 처음 상을 받았다. 두 번째 받는 것에 감사하다. 그러나 상을 받는다는 소식을 듣고 PD수첩이 안종필 상을 받을 자격이 되는지, 상이 주는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언론의 사명을 거부하지 않고 증언해 나가겠다는 다짐을 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박진수 YTN 기자가 안종필 특별상을 받았다. 사진=전국언론노조
▲ 박진수 YTN 기자가 안종필 특별상을 받았다. 사진=전국언론노조

박진수 YTN 기자는 수상소감을 말하던 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박 기자는 “1000만 촛불 시민이 받는 상이다. 언론자유를 갈망했던 언론노조 1만 3000명 동지들이 받는 상이다. YTN이 좋은 방송, 시민이 지켜보는 방송, 시청자가 주인인 방송, 잊지 않고 지켜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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