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제 역할을 하려면 타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 포맷과 유사한 이른바 ‘모방 예능’ 제작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소수자 배려 등 공적책임 이행을 다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양승동 KBS 사장에게 “KBS조차 ‘모방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며 타 방송사 포맷과 유사한 KBS 프로그램들을 나열했다.

이 의원이 이날 타 방송사 예능과 유사한 포맷 사례로 언급한 KBS 예능 프로그램은 △tvN ‘꽃보다할배’ → ‘마마도’ △MBC ‘진짜사나이’ → ‘근무중 이상무’ △mnet ‘프로듀스101’ → ‘더 유닛’ △jtbc ‘한끼줍쇼’ → ‘하룻밤만 재워줘’ △채널A ‘하트시그널’ → ‘혼자 왔어요’ △jtbc ‘밤도깨비’ → ‘줄을 서시오’ △tvN ‘꽃보다청춘’ → ‘용띠클럽’ △MBC ‘발칙한동거’ → ‘1%의 우정’ 등이다.

▲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양승동 KBS 사장(왼쪽)과 장해랑 EBS 사장. ⓒ 연합뉴스
▲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양승동 KBS 사장(왼쪽)과 장해랑 EBS 사장. ⓒ 연합뉴스
분야를 막론한 프로그램 제작진이 유명한 일부 출연자들에 의존하는 관행도 꼬집었다. 이 의원은 “종합편성채널, 예능에 나왔다 시사에 나왔다 하는 사람들이 있다. 국방 분야에도 나왔다가 시사 토크쇼에도 나왔던 사람들이 KBS 토론 등 여러 프로그램에 나온다”며 “국회의원들도 여러 명이 있는데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인원은 몇 명으로 정해져 있다. ‘리스크’를 감당하지 않기 위해 이름 있는 사람들을 쫓아다니는 것”이라고 말했다.

KBS가 소수자들을 위한 배려 책무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전했다. 이 의원은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때 KBS가 패럴림픽을 25시간에서 34시간으로 확대편성하겠다고 했지만 시청자들이 거의 안 보는 심야 시간대였다”며 “다른 민영 방송사나 수익성을 좇는 방송사가 못하는 역할을 해야 수신료 문제들도 해결하지 않겠느냐”고 당부했다.

이 의원 지적에 양 사장은 “많은 관심과 지적에 감사하다.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방송법 취지를 살려서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모방 예능’ 지적과 관련해서는 “공영방송 책무가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인데 그러지 못한 것을 많이 성찰하고 있다”며 “공영방송으로서 본분을 다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