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가 열리는 와중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청년일자리 탈취 고용세습 엄중수사 촉구’ 긴급 규탄대회를 하겠다고 서울시청 1층 로비에 진입했다.

하지만 서울시 청사 내부는 집회·시위를 할 수 없는 곳이어서 김 원내대표 등 한국당 관계자들은 청사 후문으로 1층 로비로 들어가려다 현장을 통제하는 시청 관계자들에게 제지당했다. 이에 한국당 행안위 소속 8명 중 7명 의원이 국감장에서 이탈해 김 원내대표가 있는 쪽으로 가면서 여당 의원들은 국감을 방해하는 한국당의 사과와 함께 회의 정회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행안위 간사인 홍익표 의원은 김 원내대표가 오후 2시 반부터 서울시청 1층 로비에서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채용 비리 의혹 관련 항의 시위를 하겠다는 방침에 유감을 표하며 한국당 의원들에게 국감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홍 의원은 “서울교통공사 문제가 정쟁 사항도 아니고 서울시청 1층 로비는 집회 신고 장소도 아닌데 항의 시위하겠다는 것은 유감”이라며 “굳이 하겠다면 건물 밖에서 의사표시를 할 수 있으나 청사 내 여러 문화시설을 이용하는 시민을 감안하면 청사 안에서 시위를 불허하는 현행법을 존중해 청사 안에서 그런 일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청년일자리 탈취 고용세습 엄중수사 촉구' 긴급 규탄대회를 열기 위해 서울시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청년일자리 탈취 고용세습 엄중수사 촉구' 긴급 규탄대회를 열기 위해 서울시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하지만 이날 오후 서울청사는 김 원내대표 등 한국당 관계자들이 내부 진입을 시도하고 서울시 측이 입구를 봉쇄하면서 대치하다 고성과 몸싸움이 벌어지는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이날 한국당 의원들은 기어코 1층 로비에 진입해 플래카드를 펼쳐들고 규탄대회를 열었다.

김민기 민주당 의원은 오후 서울시 국감 질의 도중 한국당 의원들이 이진복 의원만 남기고 우르르 1층으로 몰려나가자 회의 정회를 요청했다. 김 의원은 “국감을 여러 차례 해봤으나 이런 일은 전혀 없던 일이다. 지금 행안위 국감을 무력화하는 일을 제1야당 대표가 하고 있다”면서 “서울시에 따질 게 있다면 한국당 의원 8명이 따지면 되는데 지금까지 국감이 잘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당이 청사를 진입 시도한다면 국감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도 국회의 국감 기능이 제대로 실현되도록 노력할 제1야당 대표가 국감을 방해하는 것 자체가 모욕적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지금 민주당만이 아니라 모든 당이 참여한 가운데 국회 권능을 실현해야 하는 공간에 제1야당 대표가 그 기능을 방해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며 “국회 권위 자체에 대한 모욕이고 제1야당이 스스로 국감장을 벗어나 국감 방해 행위에 동의하는 것에 명백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남아있던 이진복 한국당 의원은 “(다른 의원들이) 잠시 갔다가 다시 올라온다고 했으니 계속 진행하자”며 회의 정회에 반대했다. 질의 순서를 기다리던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은 “김성태는 원래 그런 인간이다. 논할 가치도 없는 그런 사람 때문에 왜 우리가 국감을 안 하냐”고 인재근 위원장에게 회의를 계속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국감은 계속 진행하되 서울시에선 위법 행위를 하면 법대로 처리하라”는 강창일 민주당 의원 등의 의사진행 발언이 계속되자, 인재근 위원장은 우선 예정된 본 질의가 모두 끝난 후 정회하고 각 당 간사가 협의해 한국당의 서울시 청사 진입 시도 사태를 논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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