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서울교통공사의 정규직화 1285명 중 108명이 친인척이라며 ‘고용세습’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한국당은 이 문제에 민주노총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도 주장했다. 서울교통공사는 “무기 계약직 채용공고는 2017년 3월이 마지막이었고, 서울시의 무기계약직 정규직화 방침이 처음 발표된 시점은 2017년 7월이라 일정상 불가능하다”며 “감사원 감사를 공식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문제를 다루는 신문들 태도는 확연히 달랐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일제히 이 이슈를 1면으로 다뤘다. 18일 아침에 발행하는 9개 주요 종합일간지 가운데 이를 1면에 다룬 건 조선, 중앙, 동아 뿐이었다. 

자유한국당은 왜 이 문제를 크게 제기하고, ‘조중동’은 이를 받아 1면에 일제히 보도하고 주요면을 모두 이 소식으로 채웠을까. 만약 그만큼 중대한 사안이었다면 왜 다른 일간지들은 이 소식에 그만큼의 지면을 할애하지 않았을까. 이 질문의 답은 어쩌면 한국일보 5면 기사의 리드 문장으로도 알 수 있다. 한국일보는 5면 기사에서 “문재인 정부 일자리 대책의 부작용을 짚는 동시에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민주노총까지 엮어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썼다. 한국당과 보수신문 입장에선 골치 아픈 세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몰아 낼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다음은 서울교통공사 관련기사를 1면으로 다룬 주요 종합 일간지 기사 제목이다. (가나다순)

동아일보 “서울교통공사 정규직 전환, 노조 휘둘려 추가시험” (1면)
조선일보 “서울교통공사 직원 1912명이 친인척” (1면)
중앙일보 “아내 정규직 만들고 슬쩍 감춘 서울교통공사 인사처장”(1면)

▲ 18일 동아일보 1면.
▲ 18일 동아일보 1면.
중앙일보는 ‘고용세습 논란’을 1면으로 다루면서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와 다르게 김용태 자유한국당 사무처장이 추가로 제기한 문제를 1면 제목으로 뽑았다. 김용태 사무처장은 서울교통공사의 무기계약직 정규직 전환과정을 총괄했던 김아무개 인사처장의 부인도 정규직으로 전환됐다고 주장했고, 인사처장이 가족관계 전수조사 대상에서 부인을 제외했다고도 전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런 사실을 인정하고 김 처장을 직위해제했다.

이 이슈를 1면으로 다룬 신문은 1면 외에도 주요면을 털어 이 사건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1면에 이어 5면도 전면에 걸쳐 이 소식을 전했다. 

조선일보는 이 이슈를 1면에 이어 3면 한면을 털어 보도했다. 한국당은 이 문제를 두고 민주노총이 ‘기획입사’를 시켰다고 주장했고 조선일보는 3면 톱엔 민주노총이 교통공사 노조 장악하려고 조직적으로 입사시켰다는 기사를 실었다. 다음은 18일 조선일보 3면의 기사 제목들이다.

조선일보 “교통공사 노조 장악하려…민노총, 조직적으로 조합원 입사시켜”(3면)
조선일보 “한국당 ‘친인척 108명에게 정규직 전환 특혜줬다’ 서울시 ‘계약직 채용 정규직 전환과정 문제없어’(3면)
조선일보 “14개 기업노조, 단협에 자녀 우선 채용 명시” (3면)

▲ 18일 조선일보 3면.
▲ 18일 조선일보 3면.
동아일보 역시 3면 전면에 걸쳐 이 소식을 다뤘다. 

▲ 18일 동아일보 3면.
▲ 18일 동아일보 3면.

중앙일보 역시 사회 5면을 전부 이 소식에 집중했다. 중앙일보 5면은 “교통공사 퇴직자 친척 7명도 정규직 전환 의혹”, “서울교통공사 노조원들 정규직 전환 개입해 폭력행사, 7급보에서 7급 승진 요구도” 기사가 실렸다. 중앙일보는 3면 기사에서 “야당과 교통공사의 일부 직원들이 ‘구의역 사고 이후 직원의 가족친척이 정규직 전환을 노리고 대거 입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고 썼다. 또한 서울교통공사의 사내 익명 게시판에도 “다 같이 제보하자”는, “적폐 청산하자”는 글이 300여 개 올라왔다고도 전했다.

▲ 18일 중앙일보 5면.
▲ 18일 중앙일보 5면.

다른 신문들은 이 이슈를 정치면에 단신으로 이슈를 다뤘다. 조선, 중앙, 동아 외의 신문들은 이날 1면으로 남북관계에 대한 한미의 다른 시각에 대한 기사, 사립 유치원 비리, 제주 난민 인정이 0명이었다는 소식을 1면으로 다뤘다. 다음은 18일 서울교통공사 문제를 1면으로 다루지 않은 신문의 관련기사 제목과 발행 면수다.

경향신문 “한국당, 고용세습 국정조사 촉구”(8면)
국민일보 “친인척 채용비리, 일정상 불가능했다” (12면)
서울신문 “‘친인척 특혜’vs‘野정치공세’…서울교통공사 정규직 전환 공방” (8면)
세계일보 “서울교통공사 인사처장 아내도 정규직 전환…이름은 삭제” (6면)
한겨레 “서울교통공사 ‘특혜 채용’ 의혹 파장, 한국당 ‘국정조사’, 시 ‘감사요청’”(12면)
한국일보 “한국당 ‘서울교통공사 일자리는 민주노총 먹잇감”(5면)

▲ 18일 동아일보 3면.
▲ 18일 국민일보 12면.

그렇다면 서울교통공사 문제를 1면으로 다루지 않은 신문들은 어떤 기사를 1면으로 다뤘을까.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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