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외부위원들이 15일 한국당 소속원들에게 보내는 입장문에서 “한국당은 중환자”, “전직 대통령 재판 진행중 몇 명이 법정 갔나”, “새누리당부터 정체불명당되면서 침몰 시작” 등의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다. 조강특위의 외부위원은 전원책, 강성주, 이진곤, 전주혜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외부위원들은 ‘당원, 당직자, 당협위원장, 국회의원 여러분께 드리는 고언’이라는 입장문에서 “원로 정치인부터 모사(謀士)까지 지금 한국당을 회복 불가능한 중환자로 여긴다”며 “맞다. 우리는 중환자”라고 비판을 시작했다.

▲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직강화특별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전원책 변호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민중의소리 ⓒ김슬찬 기자
▲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직강화특별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전원책 변호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민중의소리 ⓒ김슬찬 기자
외부위원들은 “한국당이 배출한 전직 대통령 두 분을 감옥에 보내고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소속의원 몇 분이 법정에 가 보았나”라며 “이른바 ‘친이(명박)’, ‘친박(근혜)’ 할 것 없이 이 처참한 보수궤멸에 아무도 책임지는 분이 없다. 돌이켜보면 지난 9년 집권기간 동안 한국당은 이 상황을 자초하지 않았나. 이명박, 박근혜 두 정부가 보수주의와 자유주의에 충실한 국가경영 로드맵을 가지고 있었던가”라고 밝혔다.

특히 해당 입장문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개정한 것부터가 문제라고 못박았다. 입장문에서는 “2012년 비상대책위가 ‘경제민주화’라는 진보주의 강령을 받아들이고 이념과 동떨어진 ‘새누리당’이라는 정체불명의 당명으로 바꾸고, ‘보수를 버려야 한다’면서 빨간 색깔로 당색을 바꾸었을 때 한국당은 침몰하기 시작했다”고 썼다. 2012년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은 박근혜 전 위원장이었다.

또한 외부위원들은 “왜 그때(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아무도 저항하지 못했습니까?”라며 “명망가정치, 보스정치에 매몰되어 당내 민주주의와 동떨어진 충성경쟁을 벌일 때 한국당은 무너졌다. 권력을 재창출한 뒤에는 다들 대통령의 눈치를 보거나 아부하기에 바빴다. 마침내 절대권력이 무너지자, 그를 공격하는 세력에 동조하기에 급급했다”고 밝혔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호해놓고 탄핵 정국에는 외면한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보수주의를 회복해야 한다”며 “서로에 대한 의심을 거두어야 한다”고 썼다. 그 방안으로는 치열한 토론, 명망가 정치를 청산해 새로운 보수주의자, 자유주의자에게 문호를 개방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이들은 계파정치를 청산하겠다고 표명했다.

이런 입장문은 최근 다시 ‘페이스북 정치’를 시작한 홍준표 전 대표나, ‘비박’계파의 좌장인 김무성 의원 등의 전당대회 출마설에 부정적 의견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전원책 위원은 조강특위 취임 이후 계속해서 ‘정치 신인’을 위주로 인사를 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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